예정일 연기…해외 승인 문제지만 종결 기한도 변수
산은 회장 임기 만료 눈앞…교체기 겹치면 불확실성 커져
정부 지원안은 점차 윤곽…”HDC, 조만간 의사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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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주 여부가 판가름 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한달 앞으로 다가왔고, 거래를 주도한 산업은행 회장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회장이 바뀌면 거래 환경이나 은행의 시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도 인수든 포기든 빨리 의사결정을 해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조1295억원을 올렸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082억원, 54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말 9082억원에 달했던 자본총계(연결)는 3개월만에 21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6000억원가량의 영구 전환사채(CB)를 빼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란 평가다.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막대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의 속내는 더 복잡해졌다. 최근 자문사들과의 협의를 부쩍 늘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변에선 경영진이 인수 완주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말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미 어느 정도 의사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정정공시를 통해 그 다음날(4월 30일)로 예정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일정을 미뤘다. 러시아의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러시아는 큰 이해관계가 없어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가 공시를 통해 일정을 연기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거래 종결 시한은 목전이다. 작년 12월 27일 M&A 계약 체결 당시 6개월 안에 거래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선행 조건 미충족은 매수자의 귀책 사유로 보지 않는다. 승인이 늦어지면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약 해제를 요구할 수도 있는 셈이다.
회사는 선행조건엔 ‘작년 6월 30일 이후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MAE)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인수 계약을 해제하든 조건을 바꾸든 코로나가 MAE에 해당하느냐가 핵심 쟁점인데 미리 화두를 점한 형국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며 특별한 변경은 없다”며 변동 사항이 있다면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거래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 완료’를 핵심 목표 중 하나로 꼽아왔다. 한국GM, 금호타이어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도 주도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임기 만료가 가까워질수록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계약 종결 시한을 늦출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회장이 바뀐다면 불확실성은 커진다. 새 회장이 오면 각종 현안을 살피는 데 수 개월을 허비할 가능성이 크고, 전임 회장과 생각이 일치한다는 보장도 없다. 결론이 늦어지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력 악화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산업은행과 파열음을 내면서 갈라서지 않기 위해선 사전에 뜻을 잘 맞춰야 한다.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회장이 있을 때 의견을 조율하는 편이 더 수월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 거래 관계자는 “산업은행 입장에선 이동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어도 거래종결 시한 안에는 인수 의사를 확인 받으려 할 것”이라며 “HDC현대산업개발도 인수를 진행하든 포기하든 가까운 시간 안에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항공업 지원 방안은 거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도 항공업이 포함됐다. 아시아나항공을 계약 당시의 경영 상태로 완전히 돌릴 수는 없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한 후 회사가 망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채권단이 CB나 기존 대출을 출자전환 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을 완화해 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른 부분들의 안개가 걷혀가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향후 업황의 불확실성을 감수할 것이냐에 대한 마지막 선택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요청을 받거나 협상 테이블에 앉은 적이 없다”며 “거래를 빨리 끝내고 싶지만 인수하기 싫다면 강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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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22일 10: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