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상회 전망도…MSCI 조기편입 하나
이익 체력 몰라…'바이오주' 투심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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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상장 절차에 착수하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수요조사 결과 해외기관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던 만큼 '사실상 완판'이라는 자신감 가득한 말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IPO 딜의 물꼬를 티워줄 것을 기대하며 상장 뒤 주가가 급등할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매년 연구개발비로 적자를 시현하고 있어 이익 체력을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코로나 덕에 수혜를 입은 바이오기업 중 하나이지만 사태가 진정된 이후 버블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예단하긴 이르단 평가도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에 있을 SK바이오팜 상장에 대한 국내외 기관들의 반응은 현재까지는 긍정적이다. 국내 기관들이 직접 나서 SK바이오팜 물량을 받기 위해 탭핑을 시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름만 대면 알 법한 해외 기관들도 SK바이오팜 상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의 관심이 굉장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 기관들도 관심이 있는 상태는 맞지만 해외 기관들이 최근 보인 모습만 놓고 보면 국내가 들어올 자리조차 없어 보일 만큼 사실상 완판에 가깝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SK바이오팜 상장 흥행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격 최상단에 공모가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일단 SK바이오팜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는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주 매출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신주는 1331만주인 데 반해 구주는 626만주 정도 배정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유통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에 따라 공모가가 크게 상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MSCI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MSCI지수에 조기편입되려면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이틀간 평균 시가총액 6조원을 달성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4조원 이상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는 '유동비율 인정 범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공모에 나오는 SK바이오팜 지분 25%를 온전히 다 인정을 못해줄 것이고 우리사주도 유동비율로 인정이 안 될 확률이 크다"며 "직원들의 보호예수 물량도 유동비율로 인정해주는지 여부에 따라 패시브 편입이 될지 말지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IPO 업계는 공모 흥행의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초 증시가 바닥을 치며 IPO 철회, 공모 규모 대폭 감소 등 악재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가 1900대로 다시금 올라오면서 ECM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 IPO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인 만큼 상장하기에는 적기임이 틀림없다"며 "최근 예비심사청구도 몇십건 나오기도 한 만큼 SK바이오팜 상장으로 IPO 딜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에도 우려는 상존한다. 순이익 창출 능력이 증명되지 않았을 뿐더러 '바이오주'인 만큼 이슈에 대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매출 규모는 타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희망공모가 밴드 산출 당시 비교했던 기업 USB SA는 대표 약물인 '빔팻'(Vimpat)만으로도 연간 1조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의 작년 매출은 1000억원 대다. 게다가 SK바이오팜은 매년 연구개발비로 적자를 시현하는 기업으로 아직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는 딱히 이루어진 바 없다.
이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극심한 바이오주라는 점도 우려 요소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요 신약개발 업체들의 임상 3상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바이오주 투심이 크게 저하된 바 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는 코로나의 수혜주인 만큼 SK바이오팜에게는 더없이 좋은 상장 적기다"며 "SK바이오팜 상장 흥행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만 바이오주가 워낙 변동성이 커서 장기적으로 흥행을 이어갈 것이라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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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2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