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관련 이슈 터지며 사회적 관심
'아티스트 리스크' 관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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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가 연내 코스피 입성을 앞둔 가운데 소속 연예인인 방탄소년단(BTS)과 관련한 이슈가 잇따라 터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엔터사의 특성상 아티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아티스트 관리가 상장 완주에 '마지막 관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BTS 멤버 슈가가 발매한 솔로곡에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인 제임스 워런 짐 존스의 연설이 인용돼 논란이 불거졌다. 짐 존스는 미국에서 사이비 종교 인민사원을 세운 교주로 1978년 900여명의 신도들에 음독자살을 강요한 ‘존스타운 대학살’을 일으킨 인물이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1일 빅히트 측은 특정 이유가 없었다고 사과하며 문제 부분을 삭제한 뒤 재발매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다만 BTS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대중에 영향을 끼치는 가수임을 고려해 회사 측에서 제대로 된 검수 절차가 필요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BTS 멤버인 정국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4월 말 이태원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비판적 여론이 확산한 바 있다.
엔터 업계 특성상 예측불허의 ‘사고’가 잦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BTS가 가지는 상징성이 크다보니 작은 '잡음'에도 반응이 클 수 있다. 특히 빅히트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아티스트 리스크’가 이어지면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BTS가 차별화하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멤버들의 '바른 이미지'가 한몫했다. BTS는 2018년 11월부터 유니세프와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피력해왔다. 같은 해 BTS는 UN이 주최한 행사에 초청돼 청년 세대에 희망을 주는 연설을 해 주목받았다.
빅히트가 국내 대표 '공룡 엔터사'를 노리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빅히트는 엔터사로는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도전한다. 빅히트의 시총을 2조원 이상으로 가정하면 국내 엔터 대표 3사인 SM(6097억원), YG(5388억원), JYP(8111억원)의 시총 합계를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떠들석하게 만든 ‘버닝썬 사건’ 이후로 ‘엔터주’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다시금 흔들렸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빅뱅의 승리가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2014년 YG에 투자한 약 610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회수했다.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었지만 버닝썬 사태 등의 영향으로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버닝썬 사건 등 관련 회사의 기업가치에도 영향이 큰 사건들이 터지면서 투자자들도 예전보다 투명한 정보를 요구하는 분위기고, 특히 외국인투자자들도 엔터사의 아티스트 리스크를 확실히 리스크로 인식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아티스트 리스크’가 회사의 상장 계획에 차질을 준 사례도 있다. 2011년 하반기 YG는 코스닥 상장 직전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파문으로 상장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당초 YG는 10월 초 수요예측을 거쳐 21일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돼 11월23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파문이 커지자 2011년 9월 YG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효력을 정지시키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특성상 소속 연예인의 매출 비중이 높아 ‘아티스트 리스크’가 불거진 바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YG의 총 매출 중 빅뱅의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2011년 상반기 YG 매출의 28%가 빅뱅의 콘서트에서 발생했다. 빅뱅의 활동 중단이 이어지면 기대 실적이 조정되면서 기업가치 측정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었다. 지드래곤의 대마초 파문으로 빅뱅의 유닛그룹인 ‘GD&TOP’의 일본 앨범발표가 연기됐고, YG의 장외 주식이 폭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엔터 연구원은 “최근 발생한 BTS 관련 ‘잡음’들이 상장 계획과 기업가치에는 직접적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겠지만 빅히트가 만약 상장사였다면 주가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시장과의 소통이 의무는 아니지만 산업을 대표하는 상장사로의 변화를 앞둔 만큼 향후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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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