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 계속되고 차입금은 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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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호텔·면세 업계의 펀더멘털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위 사업자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조차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AA’라는 우량등급을 유지해온 두 회사지만 업황 악화 속도가 빠른 만큼 방어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정기평가결과 호텔롯데(AA)와 호텔신라(AA)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앞서 4월 두 회사를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린 바 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코로나가 단순한 단기 이벤트가 아닌 ‘펀더멘털 이슈’로 바뀌었다고 판단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의 생각도 비슷하다. NICE신용평가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를 ‘등급 하향검토 감시 대상’에 올려둔 상태고, 한국신용평가는 ‘부정적’ 등급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코로나 여파로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차입금 증가와 수익 및 재무안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공항면세점 임대료 감면 조치, 따이공 인당 구매액 증가 등을 고려하면 펀더멘털 훼손 수준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한다는 평가다.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제 관광은 거의 중지됐다. 2019년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83.5%에 달한다. 이 중 80% 이상은 중국인 입국객이다.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호텔 객실 가동률도 전년동기 대비 30~40% 수준이다.
업황 악화에 차입금은 증가하면서 재무 안전성이 타격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코로나 여파로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호텔·면세업은 면세점 임차료, 사업장 감가상각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정한 매출규모가 나오지 않으면 마진률 타격이 크다.
이렇다 보니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향후 ‘AA’의 우량등급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아직 각 신평사들이 제시한 하향 트리거까지 지표가 악화된 건 아니다. 그러나 매출 및 이익규모가 크게 축소되고 있는 만큼 회사 측에서도 차입금 감소 등 ‘방어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기평은 호텔롯데의 등급하향 변동요인으로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상태 지속’을 제시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 상태 지속’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40.1%고, 호텔신라의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0배 수준이다.
호텔롯데는 연결기준 순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이 2016년말 3조8000억원에서 2019년말 4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리스부채를 계상하면 1조7000억원이 추가된다. 이에 올해 1분기 말엔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7조2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해서도 약 7000억원이 증가했다. 호텔신라도 코로나 여파로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순차입금 1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약 5400억원 증가했다.
여행업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없는건 아니다. 현재는 하늘길이 막혔지만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코로나 진정 후 ‘보복소비’로 여행업이 폭발적인 수요를 보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당분간은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는 1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28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도 3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63명 늘어나는 등 다시금 ‘2차 대유행’에 대한 위기감이 오르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현재 호텔·면세업을 양면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 작년을 기준으로 보면 나빠진건 맞지만 하반기에 올해 1분기보다 더 나빠질건가 하면 그렇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며 "결국 영업실적이 얼마나 더 저하되는지, 이에 회사는 재무적으로 어떻게 방어를 할 것인지가 등급 평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 일단 하반기 실적을 확인하고 액션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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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03일 15: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