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장소 섭외 어려워진 영향
그보다는 리캡 난항 방증이라는 평가도
2년만 리캡에 피로감…기업 가치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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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두산공작기계 인수금융 자본재구조화(리캡) 설명회가 이례적으로 서울의 특급호텔서 열려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이후 금융사의 방역이 강화하며 호텔 외에 널찍한 회의 장소를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보다는 수많은 금융사를 직접 대면해 설명을 해야 할 만큼 리캡 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 아니냔 시선이 많다. 대상 기업의 실적 전망은 불투명한데 대규모 투자회수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금융사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공작기계 리캡 금융주선사 우리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리캡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주선사 외에 대주단 참여에 관심 있는 금융사들이 초청됐고, 두산공작기계 재무부서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캡 설명회를 호텔에서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보통 웬만한 인수금융 협의는 굵직한 금융사들이 소규모로 모여서 하거나 서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언택트(비대면) 시대엔 화상 회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굳이 비용을 들여 호텔을 빌리는 사례는 본적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아이러니하지만 설명회 장소를 호텔로 잡은 배경은 코로나 여파였다. 코로나 이후 금융사들의 방역이 강화하며 대규모 외부 인사들을 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려면 특히 널찍한 장소가 필요했다. 결국 적합한 장소는 호텔 뿐이었다는 것이 MBK파트너스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인수금융 업계에선 호텔 설명회가 두산공작기계 리캡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두산공작기계를 1조780억원에 인수했다. 디엠티홀딩스(SPC)에 4000억원대 지분(equity) 투자를 했고, SPC와 두산공작기계 합해 6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일으켰다. 2018년 1조원대 리캡으로 초기 지분 투자금을 회수했다. 두산공작기계에서 받아간 배당금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새로 일으키는 차입금은 1조4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수천억원의 추가 회수 실적이 예상된다.
아직 시장엔 인수금융 관련 거래가 많지 않다. 금리는 하향 추세다. 보통의 경우였다면 금융사들은 자산 유지를 위해서라도 리캡 대주단에 껴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에 지분 투자금을 다 회수한 지 2년 만에 또 대규모 리캡을 하겠다고 하니 금융사들의 피로감이 컸다. 첫 리캡 때도 대주단 구성은 쉽지 않았다. 이번에 대주단 참여 요청을 받고도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힌 곳들이 있었다.
그렇잖아도 MBK파트너스의 주력 포트폴리오는 규모가 커 국내 금융사들이 총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금융사들의 호응이 크지 않고, 기존 대주 금융사의 잔류도 단정하기 어렵다. 거래 규모까지 커지니 더 많은 금융사를 초청할 필요가 있고, 넓은 장소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잘 되고 있으면 거창하게 일을 벌였겠느냐’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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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돈을 더 빌려줄만큼 기업 가치가 올라갔는지도 의문이다. 두산공작기계가 건실한 회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뒷걸음질치며 2017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기술의 독일과 일본, 가격의 중국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에 코로나까지 덮쳤다. 전방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수주도 예년만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리캡 설명회도 거래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두산공작기계 재무부서 인사들이 회사의 현황과 사업 전망을 설명하는 것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제반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이 돈을 더 빌려주고, MBK파트너스가 돈을 더 가져가도 문제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했을 수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보통의 리캡이었면 기존 대주단이 대부분 참여할 테니 개별적으로 소규모 협상을 해도 충분하고 호텔 같은 대형 장소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산공작기계는 업황이 불투명한데 또 대규모로 돈을 빼간다고 하니 대주단 구성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설명회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설명회에 참여했던 또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금번 설명회는 여러 검토기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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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1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