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서 나홀로 부진한 리츠株 영향
최근 공모리츠 일반투자자 청약도 부진
상장 앞둔 10개 리츠도 고민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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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10개에 달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이하 리츠; REITs)이 증시 상장을 예고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참신한 방안도 등장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소액 우선배정방안을 통해 일반투자자에 문턱을 확 넓히는 방안을 내놓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공모리츠가 부진한 흥행성적을 보인 가운데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반 상승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상장 리츠에 대한 소외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는 게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상장된 7개 리츠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안정적 배당수익이 중심인 리츠 시장에서 차별화한 투자유인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제이알투자운용(이하 제이알운용)은 14일 내달 상장을 앞둔 제이알글로벌리츠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소액 우선배정방안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일반공모 4800만주(2400억원) 중 절반인 2400만주 한도 내에서 1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우선적으로 배당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선 첫 사례다. 투자자가 200만원을 청약할 경우 100만원에 해당하는 200주까지는 우선적으로 배정받고 나머지 100만원은 경쟁률에 비례해 배정받는 식이다. 김관영 대표이사는 "소액 우선배정방안을 통해 국내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해외 자산 투자에 특화한 리츠로 기초자산은 자리츠인 제이알제26호리츠가 투자한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다. 오는 16일~17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2일~24일 청약을 받는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메리츠증권, 인수회사는 대신증권이다.
제이알운용이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한 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주가 흐름과도 무관치 않을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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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츠를 비롯한 국내 상장 리츠는 국내 증시의 상승 국면에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리츠 활성화 정책의 기대를 업고 상장한 NH프라임리츠는 14일 종가 기준 4440원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비슷한 시기 상장한 롯데리츠 역시 5210원에 마감하며 공모가를 겨우 웃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리츠의 매력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투자자 시선은 위험자산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란 평가다. 대체투자 관련 한 전문가는 "시중 유동성이 역사적 규모로 풀린 만큼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받기보다는 직접 투자하려는 의지가 더 강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모 리츠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부진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선 97개 기관이 참여해 7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2.55대 1에 그쳤다. 앞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역시 일반청약 경쟁률은 26.86대 1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
하반기 증시 상장을 앞둔 리츠 역시 차별화한 투자유인을 내걸기 위해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장현석 제이알운용 부사장은 "우리도 KB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주관사와 매주 미팅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방안을 도출했다"라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지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등 일부 리스크 요인도 있지만 상장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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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14일 17:4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