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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우려됐던 ‘등급 강등 쓰나미’는 없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다수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기업들의 코로나 영향도 2분기부터 본격화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영향에 따른 신용등급의 하락이 올 4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고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실적부진, 금융경색을 겪은 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대거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많은 기업이 투기등급으로 하향되고 있다. 미국은 증시와 실물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해지고 있다. 악화하는 현금흐름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의 파산과 대거 감원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나스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열기가 뜨겁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로나 확산은 여전하고,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도 계속되는 반면 증시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기에 국내 신용평가 3사에 현재 시장 진단과 하반기 전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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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 영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하반기 등급 하향이 대거 진행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하향 합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위험을 정부 정책자금 지원으로 줄인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저하되는데 재무구조 혹은 자금조달 구조 개선이 되지 않는 기업들은 등급변경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NICE신용평가(이하 나신평)= 상반기 등급전망이 조정된 기업들의 향후 등급방향성은 코로나의 지속 기간과 이에 따른 실적 및 재무안정성 저하 수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산업들에 등급전망 하향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이전부터 업황저하로 사업 및 재무역량이 훼손된 기업들이 다수였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하반기 등급 강등이 대거 나타날 것이란 속단은 어렵다. 코로나 영향이 산업 간 차별적으로 나타나므로 일정기간 모니터링이 추가로 필요하다. 다만 코로나의 본격적인 여파가 2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되면서 올해 전반적인 등급기조는 당초 예상보다 하락우위 강도가 좀 더 심화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Q. 코로나 영향으로 경색됐던 국내 크레딧 시장은 정부 지원으로 안정을 찾는 듯하다. 현재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한신평= AA급 이상 상위등급은 안정화하고 있다. 상위등급과 달리 위험섹터와 A급·BBB급 이하는 스프레드 축소 폭이 제한적이고 자금조달 또한 쉽지 않아 위험자산에 대한 크레딧 시장의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신평= AA급 이상 회사채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이다.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 지원 등 정책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하반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현재보다 더 저하될 수도 있어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불안정한 모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평= 등급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미매각이 눈에 띄는 등 산업리스크에 따른 디스카운트도 진행되고 있다.
Q.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그룹은 정부의 지원으로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남은 숙제가 많다. 향후 핵심 모니터링 요인은?
한신평= 향후 경영 개선안의 원활한 진행 여부와 이를 통한 그룹 재무구조 개선 수준, 계열사별 펀더멘털 변화가 핵심 요소다. 연내 계획된 비핵심 자각 매각 성과가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유상증자의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두산중공업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이번 경영 개선안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의 지배구조 및 사업 기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신평=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과중한 상태다. 자구안의 이행 속도,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수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소다.
Q. 항공업도 위기에 처해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한신평= 대한항공은 등급하향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현재 진행중인 자본확충 계획 외에 적극적이고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요구된다. 정책지원과 자체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영향으로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시일 내 대규모 자본확충이 요구된다. HDC컨소시엄의 지분 인수 및 유상증자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영향으로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해 자본확충이 지연될 경우 등급 하향압력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나신평= 대한항공은 추진 중인 유상증자 및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수준, LA호텔사업 관련 우발채무 부담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연되고 있는 HDC컨소시엄의 인수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돼 자본확충, 대외신인도 회복이 이뤄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한기평= 대한항공은 여객 수요의 회복 가능성 및 화물 실적 호조의 지속 여부, 자구 계획의 원활한 이행 여부, 계열사 지급보증 리스크 완화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다. 특히 항공산업 특성상 3분기가 최성수기라는 점에서 해당 분기의 실적동향이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Q. 코로나를 계기로 산업환경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의 신용 평가는 어떻게 봐야하나?
한신평= 네이버, 카카오 등은 확고한 온라인플랫폼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영역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로 사업환경이 급속하게 좋아지고 있는 유통·금융·온라인컨텐츠 사업의 사업확장이 기대된다.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사업의 수익성, 건전성 등과 사업성 확인이 필요한 부문도 있지만, 대부분의 IT기업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신사업 위험을 적절하게 통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부분 채권이 아닌 에쿼티(Equity)를 통해 자본 조달을 하고 있어 채권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비중 확대 내지 신용위험 상승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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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15일 07:00 게재]
입력 2020.07.16 06:56|수정 2020.07.17 09:59
국내 신용평가 3사 향후 등급평가 전망 질의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