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전지 흑자…악재 대부분 해소 평
기업가치 둔 이견 좁히기 유리해졌지만
중장기 수익성 확보 위해 '수율'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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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2분기 전기차 전지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며 전지사업 분사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전기차 전지 부문의 이익전환 시점은 그간 LG화학의 기업분할 및 상장(IPO) 시나리오의 발목을 잡아온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실적발표회에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분사 재개를 위한 물밑작업이 관측돼 왔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31일 LG화학은 전지사업부에서 올 2분기 매출액 2조832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전지 부문은 첫 흑자를 기록했다. 당초 폴란드 공장의 고질적 수율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비용 측면에서 소폭 적자를 지속할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LG화학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전지사업부에서만 한자리수 중반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LG화학은 앞서 각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와 투자 우선순위 제고를 위해 사업 방식이 다른 석유화학과 전지사업 분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가 한 달여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며 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사내에 꾸렸던 분사 태스크포스(TF) 활동도 잠정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LG화학이 분사를 통한 외부자금 유치보다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합작법인(JV) 설립에 집중해 증설 일정을 맞춰갈 거란 목소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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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흑자를 기점으로 LG화학은 지난 3월 팬데믹 당시 분사계획을 가로막았던 악재 대부분을 해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당시 LG화학은 분할 후 1년·3년·5년 단위로 IPO 계획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방식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오갔지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지사업부 물적분할을 통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만들고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주식시장 붕괴와 유가폭락으로 전기차 성장성은 물론 투자유치 관련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빨간불이 켜졌다.
2분기 들어 증시가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V자 반등을 보였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친환경 정책을 쏟아내며 대부분 악재는 해소됐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LG화학의 분사 TF가 해체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시나리오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말이 회자했다. 이후 전기차 전지 부문의 수익성 확보가 마지막 관문으로 부상한 것이다.
흑자 달성을 통해 분사 재개를 위한 환경이 무르익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회사 내부적으로는 향후 1년에서 3년 이내 전지사업부에서 이익전환하고 실적을 제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며 "전기차 시장 성장성까지 의심받던 상황에서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는 투자 유치가 힘들었을 수 있지만 이번 분기를 통해 그런 우려는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LG화학 전지사업부가 본격적인 이익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 측정을 둔 시각차도 해소할 수 있을 거란 평가다.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폭등과 함께 LG화학의 시장가치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분할 이후 전지사업의 기업가치를 두고선 시장 안팎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LG화학 측은 연초만 해도 전지사업부 가치를 최소 20조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장성의 핵심인 전기차 부문에서 수익성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숫자란 우려가 많았다.
증권사 배터리 담당 한 연구원은 "이번 흑자는 현재와 같은 증설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임을 증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투자유치를 위한 밸류에이션 측면의 합의과정은 더 신속·수월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물론 증권가에서도 올 하반기까지 현재와 같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테슬라를 이어 등장하기 시작한 전기차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원형전지 채택이 늘어나고 있고 그린뉴딜 등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수익성이 대폭 늘어나는 점 등도 호재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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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증설투자 일정과 해외공장 신규 가동 때마다 불거질 수율 문제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 수익전망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적으로 배터리셀 업체는 1GWh 분량의 생산설비 확장에 약 700억원이 소요된다. 2023년까지 170GWh 수준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7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분할 및 상장을 통해 증설비용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신규설비의 램프업 때마다 폴란드 공장과 같은 수율 저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LG화학 측은 "그동안 신규공장 건설 및 가동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축적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향후 램프업에 들어가는 설비에서도 수율 문제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내년 수익성 가이던스를 제시하긴 어렵지만 올해 예상치보다 더 좋은 수준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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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0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