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성장 대형주 중심 단기과열 '조정' 빌미로
속도 빨랐던 만큼 당분간 조정장 불가피 평가
하향전환 아니지만 9월까지 불확실성 상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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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하루 간격으로 조정과 반발매수를 거듭하며 일주일 새 지난주 상승분을 되돌려놓고 있다. 8월 둘째주 들어 2400선을 돌파하며 단기과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도권 코로나 19 재확산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9월 이후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거시경제 변수가 산적한 만큼 당분간은 조정장이 펼쳐질 거란 목소리가 많다.
최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부추긴 점도 현재 조정장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3개월 전세계적 증시 랠리의 근간이 되었던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여전한 만큼 증시가 추세적 하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21일 코스피지수는 1.34% 상승하며 2300선을 회복했다. 전 거래일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37억원, 8210억원을 매도하며 86.32포인트(3.66%) 급락한 데 따른 반발매수 영향으로 풀이된다. 8월 셋째주 들어 하루 간격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4거래일 만에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 주말 연휴를 기점으로 수도권 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등하며 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8월 이후 단기과열로 인한 증시 고평가 부담을 부각시킨 것은 2차전지와 자동차 부문 대형주다. LG화학의 경우 실적발표 이후 8월 들어 일주일 만에 50% 상승했고, 현대자동차 주가는 하루 15% 이상 급등하는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성장주를 중심으로 개인 자금이 쏠리며 정상 속도를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재 조정장에서도 두 종목의 낙폭이 비교적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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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당분간 조정장이 이어질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7월 이후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을 중심으로 개인 자금이 쏠리며 상승 속도 측면에서 못마땅한 투자 심리가 많이 관측된 편"이라며 "워낙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기관 입장에서도 원하는 포지션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내달린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실적 성장세를 보인 대형주에서 단기간 큰 수익을 냈던 투자자들에게는 괴로운 시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간 글로벌 증시가 연준의 메시지에 좌우되었던 만큼 뒤늦게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 역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의지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9월 이후 추가부양정책에 대한 언급이 담기지 않았다. 경기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고 기업 실적 및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 참여자에겐 하방 우려를 연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조정을 계기로 증시가 추세적 하향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연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면서 2022년까지 완화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 예고했다. 코로나 위협이 해소되고 경제가 정상화하기 전까지는 유동성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당시 자본시장 전반은 이를 두고 연준이 자산버블을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FOMC 의사록이 기대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았다 해도 시중 유동성 중심의 증시 활황은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 전망은 대체로 2분기 기저효과로 인한 3분기 실적성장세와 이를 뒷받침할 유동성 환경으로 요약이 가능하다"라며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에 들어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큰 데다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이 제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대세 차원에서 변화는 제한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9월 글로벌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은 만큼 조정장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는 평이다. 최근 국내는 물론 각국 경제정책의 축이 팬데믹 초기 통화정책에서 재정정책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9월 중 시장을 안심시킬 만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지 예단하기 어렵다. 동시에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 일정이 가시화하며 증시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IT 등 성장주 전반의 조정 가능성 역시 언급되고 있다.
국내 증시만의 불안요인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재확산이 조기에 수습될 수 있는지도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전망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증시 전반 감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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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8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