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의식한 듯
뚜레쥬르 에비따 400억에 기업가치 4000억-5000억원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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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사업부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보안에 신경을 쓰면서 투자자접촉을 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업계 1위 SPC그룹에 행여 정보가 노출될까봐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양사의 경쟁구도가 공고하고 과점체제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뚜레쥬르 매각을 위해 국내외 사모펀드들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그 어느때보다 엄격한 비밀유지계약(Non-disclosure agreement)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주관은 딜로이트안진이 담당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그 어느때보다 강한 NDA 요구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유로는 SPC그룹에 정보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양분하고 있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96%에 달한다. 이 중 뚜레쥬르의 점유율은 27% 수준으로 매도자측에선 업계 2위지만 뚜레쥬르 인수로 높은 시장진입장벽을 뚫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SPC그룹이 뚜레쥬르 매각에 신경쓰는건 업계 2위기도 하지만, CJ푸드빌에 사업부 형태로 들어있어 정확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알기 힘들기 때문이다. CJ푸드빌 재무제표를 살펴봐도 뚜레쥬르의 해외사업장 매출과 영업이익 정도 파악이 가능할 뿐 국내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알 수가 없다.
이 관계자는 “SPC그룹에서 뚜레쥬르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뚜레쥬르의 철통보안에도 매각이 본격 진행되면서 회사에 대한 정보도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바로는 이번 매각에는 국내법인뿐만 아니라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경영권 및 중국사업의 소수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CJ㈜가 CJ푸드빌의 지분 96.02%를 갖고 있는데 매각이 성사되면 투자자는 분할한 뚜레쥬르의 국내법인과 해외법인 지분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레쥬르의 매각가격으로는 4000억~5000억원이 거론된다. 지난해 기준 약 4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통상적인 프렌차이즈 업계 EBITDA 멀티플인 10배수를 적용한 수치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업계 1위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등으로 프렌차이즈 업종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좀 더 보수적인 견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뚜레쥬르 매각이 성사되면 SPC그룹과의 출점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바게뜨는 전국에 약 35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뚜레쥬르 점포수는 여기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특히 서울 및 경기 수도권에서 파리바게뜨가 압도적인 점포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뚜레쥬르는 서울, 수도권의 핵심상권으로 이전과 리뉴얼을 늘리고 있다. 단가가 높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면서 가맹점당 매출액도 매년 5% 안팎에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매각이 성사된다면 파리바게뜨와 서울, 수도권 시장을 놓고 전면전은 불가피하다. SPC그룹이 뚜레쥬르 매각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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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0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