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부 지원 진행 지켜보겠단 입장인데
"채권단 지원 규모 신용도 방어에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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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신용평가사들은 정부 지원책의 구체적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채권단의 지원 규모가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넘길 수 있어도, 기본적인 재무 펀더멘탈 반전과 신용도 방어에는 부족한 규모라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을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과 HDC컨소시엄의 지분 매각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하향압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NICE신용평가 역시 아시아나항공을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두 곳에서 ‘BBB-‘의 유효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등급의 ‘마지노선’에 위치하고 있어 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이 된다. 등급 하락시 차입금 조기지급 사유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를 지지하는 요인으로는 HDC컨소시엄의 지분인수 완료시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에 의한 재무 안정화 기대감이 컸다. 상반기 정기평가 당시에도 등급 하향 우려가 나왔지만 M&A(인수합병) 불확실성으로 별다른 등급 액션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매각이 공식 무산됨에 따라 등급 이슈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들은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등급 평가 핵심은 채권단의 관리 및 지원이라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은 상반기 1조7000억원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번 지분매매계약 해지 이후 기간산업안정화기금으로 신규 크레딧 라인(Credit Line) 2조4000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선 결국 유동성 지원에 자본확충이 더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신평은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 중 자본성격이 내포된 전환 영구채는 2019년 5000억원, 2020년 3000억원, 이번 기간산업안정화기금 지원한도 2조4000억원 중에는 4800억원에 불과해 부채비율 등 재무적 펀더멘탈 약화추세를 뒤집기에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등급 조정이 있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3분기 확정실적을 바탕으로 한 4분기 이후의 영업실적 방향성과, 향후 채권단에 의한 경영관리방안과 자본확충 계획을 검토해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평사들은 지원 규모를 감안하면 큰 이벤트가 없는 한 내년 초까지는 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한신평은 “비우호적 사업환경 하에서 크게 훼손된 재무 펀더멘털이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의 충분한 자본확충이 조기에 시행될 경우 신용도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지만 충분한 규모의 자본확충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거나 항공 여객수요의 부진 등으로 자체 펀더멘탈 악화가 지속되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발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영업과 재무 펀더멘탈은 크게 저하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6월 말 별도 부채비율은 2366.1%에 달하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68.7%에 이른다.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적자도 931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건정성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악화했다. 2018년 유류비 부담 증가, 2019년 항공화물 부진과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단거리 노선 수익성 저하 등으로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건은 신용평가사 내부에서도 여러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데, 우선은 정부의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등급 액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기본적으로 단순 유동성 공급은 결국 채무가 크게 늘어나는 셈이라 자본확충도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로서 여객쪽 수요는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여객을 다운사이징 해서 화물로 여객 적자를 보완하는 등 장·단기 구조조정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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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15일 14:5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