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홀딩스' 통해 양도세 과세이연 가능
남은 11% 헬스케어 지분에 대해선 의문 커져
3사 구체적 합병방식은 불투명…주주 동의 여전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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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추진한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신설법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이하 스케어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셀트리온을 지배하는 셀트리온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은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이해될 수 있다. 다만 통합 지주사 체제를 갖추더라도 계열사 별로 합병에 대한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주주를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번 셀트리온 그룹의 지주사 전환 추진 발표는 지난해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3곳의 계열사 합병 계획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각 계열사 합병에 앞서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24.33%를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신설했다.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5.5%, 헬스케어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은 무난히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신설법인을 1년 이상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합병 작업이 시작하기까지 적어도 1년의 기간의 필요하다.
셀트리온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목적은 ▲서정진 회장의 셀트리온 지배력 강화 ▲셀트리온헬스케어 일감몰아주기 논란 잠식 ▲공매도에 집중 타겟이 돼 왔던 각 계열사의 주식 수급 안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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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 회장 발표 당시만 해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34.54%) 처분에 대한 막대한 양도세가 부과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시가총액(약 14조원)을 고려한 서 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5조원 수준이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취득원가를 액면가로 평가하면 조 단위의 양도세 부과도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내년 연말까지 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홀딩스를 합병하면 현물출자한 24.33% 만큼의 주식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세법개정안을 확정하면서 오는 2022년부터 지주사 전환시 현물출자하거나 주식을 교환할 때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이연 헤택을 4년 거치, 분할납부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과거 세금납부를 무기한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독려해왔지만 해당 혜택을 폐지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전부를 현물출자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따를 전망이다.
셀트리온 측은 "헬스케어홀딩스 설립에 헬스케어 지분 20%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부 다 현물출자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양도세를 피하려면 보유주식 전부를 현물출자하는 게 맞다고 보이는데 일부 지분을 남긴 것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며 "과거 임석정 대표의 제네시스 1호 유한회사로부터 셀트리온홀딩스에 투자를 받을 때 서 회장이 계열사 지분 의무보유 등 조건을 달아 지분을 남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지난 2018년 셀트리온홀딩스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할 때 투자자인 제네시스 1호 유한회사와 주식근질권 설정계약 및 주주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주간 계약에 따라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15% 이상 보유해야 한다. 지난 16일 기준 서 회장 보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중 근질권 설정계약에 묶인 지분은 약 400만주(2.64%)다.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보다 눈여겨 봐야 하는 작업은 셀트리온을 비롯한 각 계열사의 합병 방식과 시점이다. 아직 셀트리온 측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일단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서 회장의 셀트리온 지배력 강화 목적 외에도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킷이 돼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피 시장에서 수급에 대한 불안정성을 해소하겠단 의지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골드만삭스가 셀트리온 계열사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발간 한 이후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공매도가 급증했고, 각 계열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이후부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현재 각 계열사들의 몸집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는 장담할 수 없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 지주사 출범과 3사 합병으로 인해 시가총액 50조원 이상의 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헬스케어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상당수가 셀트리온 측의 밀어내기 식 영업에 기인한 것도 있기 때문에 3사의 시가총액 합산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할 경우 비용효율화가 가능하지만 실적 측면에서 볼륨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3사가 합병에 성공하기 위해선 각 계열사 주주들의 동의 여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있고, 막대한 비용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발생할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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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셀트리온의 발표 이후 주식시장은 반응하기 시작했다. 28일 개장 이후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주가는 급등했으나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한 두 회사의 주가는 장 초반과 비교해 급락했다. 셀트리온제약은 합병 공시가 있었던 전거래일 대비 6.68% 상승마감했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제 가격을 유지했고 셀트리온은 1.35% 하락마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3사 합병이 현실화할 경우 셀트리온제약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라며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외 구체적인 3사 합병 방식이나 시점이 드러나지 않아 실질적인 수혜기업을 꼽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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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28일 16: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