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한화도 골든베이 매각
현금 넉넉한 호반은 고점 매각 시동
코로나 사태 맞아 골프사업 반짝 효과
지나친 가격 경쟁 우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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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사양 사업이라 여겨졌던 골프장 사업이 코로나 사태를 맞아 반전했다. 해외로 출국하지못한 이용객들은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들었고, 언택트의 중요성이 부각하면서 비교적 밀집도가 적은 골프장에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다.
수 년간 내리막을 걷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대중제 골프장 이용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덩달아 골프장을 보유한 기업들의 자산 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 또는 사업적 위기에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기업들은 이 기회를 틈타 골프장 매각을 통해 현금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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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두산그룹은 올해 첫 매각 자산으로 클럽모우CC를 낙점했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클럽모우CC는 대중제 전환 완료됐다는 점에서 많은 인수후보자들이 매력을 느낀 매물이 됐다. 결론적으로는 1800억원에 하나금융지주-모아건설 컨소시엄이 인수자로 확정됐다.
골프장의 매각 가격은 통상적으로 1홀당 적정가를 매겨 전체 규모를 책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올해 초 강원도권 최대 규모 골프장 거래였던 캡스톤자산운용의 더플레이어스GC 인수 당시 1홀당 책정 가격은 약 60억원(총 1600억원)이었다. 두산그룹의 클럽모우는 더플레이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데 클럽모우CC의 1홀당 가격은 약 67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더플레이어스 거래 가격을 뛰어넘었다. 두산그룹은 공개매각으로 전환하기 전 일부 인수후보 기업들과 접촉해 1홀당 기준 가격 약 100억원을 제시했으나 눈높이 차이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 이후 자구안의 일환으로 아시아나CC 매각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다. 현재로선 아시아나CC를 단독으로 매각할 지, 아시아나CC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리조트와 통매각을 시도할 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단독매각 또는 통매각 등 어떠한 경우라도 아시아나CC의 자산 가치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 접근성이 용이한 점, 금호그룹의 유일한 국내 골프장으로서 관리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골프장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채권단이 상대적으로 높은 눈높이를 갖고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회원제 골프장이란 점에서 사업의 확장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채권단 측에서 금호리조트와 아시아나CC의 잠재적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접촉하며 인수의사를 확인하고 있다”며 “아시아나CC의 경우 수도권에 위치해 지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골든베이GC의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외식사업부를 분할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영업실적이 급격하게 저하하기 시작했고 결국엔 비핵심자산으로 꼽히는 골프장을 매각하게 됐다. 회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3배가량 늘었다.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아 빠른시일 내에 자산의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마련한 자금으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이 아닌 비교적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도 골프장의 현금화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PEF 운용사들 또한 골프장 사업의 호황을 맞아 투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난 2001년 사들인 골프장의 스카이밸리CC(舊 대영루미나) 매각을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던 있던 태양시티건설로부터 지난 2013년 골프클럽안성Q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730억원이었는데 지난 25일 아이젠PE와 기업가치 1400억원(주식가치 95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SPA)를 체결하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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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골프장은 기존 대기업들에는 주요고객사 미팅 장소 또는 오너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또한 부동산 용지를 활용해 수 백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동화하는 것도 용이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았다. 그러나 인구의 노령화, 신규 골프 인구 유입의 감소, 청탁금지법의 시행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의 골프장들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며 대표적인 사양 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같은 전례를 비쳐볼 때 현재의 활발한 골프장 거래는 일부 기업들이 회원권과 골프장과 급등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골프장을 매각하려는 주체에는 대기업 뿐 만아니라 중소·중견 기업, 기업의 오너 일가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골프장 M&A를 전담하는 전문 컨설팅업체, 대형 회계법인 등의 수임 경쟁도 상당히 치열해 졌다.
앞으로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골프장을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MBK파트너스(골프존카운티), 큐캐피탈파트너스(큐로경기CC), 스트라이커캐피탈(파가니카CC), 칼론인베스트먼트(오너스GC) 등 PEF 운용사들의 투자금 회수 작업도 수년 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꾸준한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코로나 사태를 맞아 국내 골프장 이용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 신규 골프 인규 유입이 더디다는 점은 골프장 M&A 과정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지양해야 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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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