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IET 주관사들 이해상충 문제로 LG배터리 자문 제약
SK IET 놓친 IB들 LG 배터리 IPO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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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LG그룹의 배터리 소송전이 기업공개(IPO) 신경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전쟁에서 타협은 없다는 게 두 회사의 분위기다. IPO에 참여하는 자문사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그룹의 배터리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SK IET 상장주관사들이 LG에너지솔루션(가칭) IPO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IPO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쟁사 IPO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제약을 가하는데, 이번에는 SK와 LG그룹이 소송전까지 벌이는 판국이다 보니 그 어느때보다 보안을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다. . SK IET 상장주관사에는 외국계 IB로는 JP모건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참여하고, 국내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한 투자업계 계자는 “통상 IPO가 진행되면 주관사단에 경쟁사 IPO에 참여하는 것을 이해상충으로 본다"라며 “배터리 사업의 경우 SK와 LG가 감정싸움까지 벌이고 있어 두 그룹의 배터리 사업 IPO 작업을 모두 맡기는 힘든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같은 업종의 IPO에 참여하는 것이 추후 다른 업체의 IPO 주관사에 뽑히는 것에 트랙레코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그 업종에 대한 스터디가 끝난만큼 투자자들의 니즈 파악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SK IET 상장이 마무리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IPO 주관사 선정에 나선다면, SK IET 상장주관사가 또다시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정서법’이 더 중요한 딜로 평가받는다.
과거 2009년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상장 주관사 선정시 동종업계 주관사는 배제하는 방향으로 주관사를 심사해서 골드만삭스가 대한생명을 포기하고 삼성생명을 택한 전례가 있다. 비단 경쟁사가 아니더라도 대형딜이 동시에 나올 경우 한쪽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2012년 현대오일뱅크와 산은지주 주관사 선정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을때 은행계와 산업계 증권사가 나뉘어 주관사 입찰에 들어간 바 있다.
현재 SK와 LG 두 그룹은 비단 경쟁관계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배터리 기술 특허 및 영업 침해소송을 놓고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소송이 단순 법적인 이슈만 아니라 배터리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 보니 양쪽모두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IPO에 참여하는 증권사를 비롯한 자문사들에게도 확실한 내편이 되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자연스레 SK IET가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면서 SK와 LG진영의 윤곽이 그려졌다는 평가다. SK IET 자문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IPO 참여가 쉽지 않은 만큼 이번 기회에 SK그룹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부문 분할 및 IPO에 참여하는게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진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자문사로는 다수의 외국계 증권사 참여가 필수다. 업계에선 이번 물적분할에서 골드만삭스가 어드바이스를 주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지만 골드만삭스 등은 자문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분할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유치 등을 검토했다가 진행되지 않은데다 소액투자자 반발이 거세지는 등 논란도 적지 않았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IB들 사이에선 LG에너지솔루션 IPO의 경우 '누가 앞서 있다고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다'라는게 중론이다.
어쨌든 SK그룹을 못 잡은 IB 하우스들의 보폭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최근 거래 가운데서는 LG에너지솔루션 IPO만큼 시장의 주목도를 받는 대규모 거래도 드문 상황. 이로 인해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모건스탠리, 메릴린치증권 등 강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IPO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IPO 시장의 부동의 1위인 NH투자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다른 IB 관계자는 “SK IET 주관사에 들지 못한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 자리를 반드시 꿰차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배터리 딜에서는 양쪽에 줄다리기 하다가는 모두에게 버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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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