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사에서 새로운 롯데 경영진 드러날 것이란 예상
황각규 전략라인 교체 속 서승욱 상무 역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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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퇴진에 따른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그룹 전략라인이 통째로 바뀌는 등 그룹 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새로운 롯데그룹 경영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연말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신동빈 회장의 ‘8월 인사’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황각규 부회장의 갑작스런 퇴진도 이슈였지만, 전략라인의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사의 배경으로 유통부문 실적부진이 거론된다. 한때 20조원이 넘던 롯데쇼핑의 매출은 지난해 17조622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한때는 한해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했지만, 작년에는 50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는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드 사태에 이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코로나사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유통 부문 실적이 크게 꺽인 탓이다. 이런 종합적인 책임을 황 부회장에 물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이번 인사가 지나치게 파격적이란 지적도 많다.
한 재계 관계자는 “케미칼 출신인 황 부회장에 유통부문의 실적 부진을 물어 전략라인 전부를 교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이번 인사를 두고 뒷말이 많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황 부회장의 전략라인은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김태완 경영전략실 팀장이 주축이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주요 M&A를 진두진휘했다. 가장 최근에는 롯데 금융사 M&A를 황 부회장의 전략라인에서 이끌었다. 롯데카드를 1조원 이상에 매각하는 등 성공적인 M&A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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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은 인재개발원장으로 사실상 밀려났으며, 김태완 팀장은 롯데렌탈에서 이렇다할 보직도 받지 못했다. M&A 업계에선 김태완 팀장의 롯데렌탈 행을 매우 이례적으로 본다. 실무에서 그룹 M&A를 총괄하다가 하루아침에 보직도 못받고 계열사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한 IB 관계자는 “김태완 팀장이 그간 IB들의 소통창구였다”라며 “한순간에 소통창구가 없어져 당황스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롭게 셋팅된 전략라인은 기존과 달리 M&A와는 다소 거리가 먼 인물들로 채워졌다. 황 부회장을 대신해 롯데하이마트의 이동우 사장이 롯데지주를 이끈다. 이 사장은 롯데하이마트 실적상승을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롯데의 유통부문이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롯데하이마트 만큼은 온라인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종민 경영전략실장을 대신해선 롯데렌탈의 이훈기 전무가 경영전략실을 맡는다. 김태완 팀장이 맡던 역할은 롯데그룹 최연소 팀장인 서승욱 상무가 대신한다. 이훈기 전무가 재무통으로 알려져있긴 하지만 M&A 전문가는 아니란 평이 많다. 실상 그룹에서 M&A 경험이 있는 인물은 서승욱 상무 정도가 유일하다. 서 상무는 김태완 팀장과 함께 롯데 금융사 매각을 담당한 인물로 이번 두산솔루스 지분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전략라인에 비해서 M&A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물들이 새롭게 전략라인에 포진했다”라며 “서승욱 상무가 그룹 M&A 실질적인 모든 부분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8월 인사가 황 부회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전략라인 교체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연말인사에선 경영진의 대폭교체가 예상된다.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4대 BU장은 8월 인사에서 그대로 유임했다. 연말인사에선 4대 BU장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동우 사장이 황각규 부회장을 대신해 그룹 내 2인자로 자리메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아직까지는 황 부회장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게 그룹 안팎의 평가다.
한 그룹 내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황각규 부회장 퇴진 후 누가 이를 대체할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연말인사에서 4대 BU장을 비롯해 차기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경영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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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