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자본확충 노력에도…”영업실적 회복 절실”
영화관 가격 인상, OTT에 밀릴 ‘독’ 될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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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산업은 좀처럼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세계 영화시장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영화관업계도 1위 사업자인 CJ CGV가 상영관 대거 감축 등 ‘비상 대책’을 내놓으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적 정상화를 위한 뾰족한 '묘수'가 없는 만큼 영화업계에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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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는 22일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지점을 포함한 7개 지점 영업 중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CJ CGV는 “코로나로 영화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극단의 자구책을 마련해 실행한다”고 밝혔다. 3년 내에 전국 직영점 중 약 30%를 줄이고, 신규 개점도 미루거나 중단한다. 기존 상영관은 상영회차를 대거 줄이고, 추가 자산 매각 등 비용 절감과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영업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CJ CGV가 단기간 내 재무부담을 덜어내긴 어렵다고 본다. 이미 일부 재무지표가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면서 연내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등급 조건이 걸려있는 회사채는 없어 조기 상환 부담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신용평가 업계는 일단 3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등급 조정 판단을 할 계획이다. CJ CGV의 자구안에 대해서도 실적 발표 후 공식 자료 요청을 통해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언제까지 어떤 지점들을 줄인다는 건지 구체적인 자료를 받지 못해 등급 평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판단이 어렵다”며 “다만 30% 지점의 상영을 중단한다고 가정하면 영화관이 보통 임대계약이 10년, 길게는 20년까지 있어서 그런 계약들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다. 바로 상영은 중단해도 계약상 임대료는 계속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J CGV는 상반기부터 건물주들과 임차료 인하 협의에 나섰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향후 우선적으로 어려움이 큰 지점부터 임대인들과 임차료 감면 및 협상 및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영화관이 입점해 있는 복합쇼핑몰 등은 대부분 부동산 펀드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임차료 감면이 손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개선 방안 중 하나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도 나선다. 800억원 규모로 이달 30일 발행 예정이며, 11월 27일 만기가 도래하는 500억원의 공모 회사채 등 차입금 상환과 운영에 활용된다. 1~2개월 전부터 복수의 증권사에 요청하며 준비에 들어갔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시기가 다소 미뤄졌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코로나 영향으로 영화관 사업 자체가 꺾였다보니 선뜻 발행 주관 및 인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웠을 수 있단 평이다.
다만 영구채 발행으로 큰 폭의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근엔 영구채 발행 규모의 50% 정도가 자본으로 인정되는 분위기다.
신평사 관계자는 “추가 논의를 해야겠지만, CJ CGV가 이미 영구채를 많이 발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발행해도 100%를 자본으로 인정받기는 힘들것”이라며 “지금은 분기별로 손실 규모 자체가 너무 커서 의미있는 수준으로 재무안전성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CJ CGV는 2018년 11월 1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앞서 2016년 10월엔 터키 영화관 계열사인 마르스엔터가 800억원 규모 영구채를 아리랑본드(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원화표시채권) 방식으로 발행했다.
2위 사업자인 롯데컬처웍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터라 CJ CGV에 비해서는 재무 안정성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재무지표 하락 속도가 빠른 만큼 현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역시나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업계의 관람료 인상은 관람객 감소를 가속화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CJ CGV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관람료를 1000~2000원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CJ CGV를 따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하는데 가격 경쟁력 저하는 ‘독’이 될 수 있다. 콘텐츠 경쟁력도 하락세다. OTT에서만 공개되는 콘텐츠들이 많아졌고, 최근엔 비교적 극장 관람이 선호되던 블록버스터 영화 또한 OTT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영화관업계를 둘러싼 매각설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 전망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내놓아도 살 곳이 없다’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화관은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특히 CJ CGV는 해외에 투자를 많이 해서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이 있다. 롯데시네마는 CGV에 비하면 그렇게 악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만약 국내 영화시장만 가져가는 게 목적이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롯데시네마가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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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25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