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0세룰'에 따라 1년만 더 연임 할 가능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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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1년 연임' 가능성이 금융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DLF·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김 회장이 사태가 안정화할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는 내년 초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이제 5개월여를 앞두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김 회장이 4연임에 나서는지 여부다. 하나금융은 내규로 재임기간 회장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겨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내년 임기를 마치면 만 69세가 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김 회장이 1년만 회장직을 더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당국 내에서도 김 회장이 1년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라며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의 경영진 중에서 회장직을 수행할 만한 사람은 김 회장 밖에 없다는 평가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정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대내외적으로 연임에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라며 “김 회장 연임을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의례적으로 회장 임기 만료 두 달 전부터 본격적인 절차를 진행해왔다. 지난 2018년에도 1월5일 첫 회의를 열고 20여명의 롱리스트(Long-list)를 확정하며 회장 선정 절차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정을 따를 거란 전망이 많다.
아직까진 김 회장을 제외한 뚜렷한 차기 회장 후보가 눈에띄지는 않는다.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였던 함영주 부회장은 DLF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DLF 사태의 원인이 내부 통제 절차 미비에 있다고 보고, 그 책임을 물어 함 부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해당 제재를 받으면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고, 하나금융 회장직 도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함 부회장은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해당 재판의 1심 판결이 나오는데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직에 도전은 할 수 있으나, 소송결과에 따라서 회장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은 하나금융에도 큰 부담이다.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옵티머스 사태도 지배구조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옵티머스는 하나은행과 펀드 수탁계약을 맺었다. 일부 국회의원과 감독당국은 옵티머스가 희대의 사기를 벌이는 동안 자금 보관과 집행을 맡았던 하나은행이 아무런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가했다.
해당 문제가 커질 경우 그 불똥이 하나은행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으로 튈 수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에서 사모펀드와 관련, 수탁은행엔 감독 의무를 면제해주도록 명문화해두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은행 책임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굵직한 사안들이 연이어 터졌지만 김 회장은 상대적으로 해당 문제와 거리를 두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은행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금융지주 회장인 김정태 회장에 책임을 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그간 몸을 낮추고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점도 해당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DLF 사태 등 굵직한 문제들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다”라며 “상황이 김 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굳이 연임 의사를 밝힐 이유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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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2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