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문화유산도 100점 이상 될 듯
5대 와인 등 와인 애호가이기도 해
과거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가치도 수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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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대표적인 ‘취미왕’으로 불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콜렉션들도 상속세 이슈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스포츠카 수집가이자, 와인 매니아이며 미술 콜렉터로 잘 알려져있다. 콜렉션 하나 하나가 상속대상이란 점에서 상속세도 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콜렉션들은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상속인들로선 당장 부담해야 하는 현금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가의 미술품 사랑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2년 호암미술관을 열어 일찍부터 모은 유물 및 여러 미술품을 공개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에게로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국보 100점 프로젝트’를 가동할 정도로 미술품을 사모았으며, 2004년 이씨 가문의 'Lee'를 따서 만든 리움미술관을 개관하며 삼성가가 소유한 국보급 유물들을 공개한 국내 대표적인 컬렉터이다. 2대째 유물을 수집하고 미술관까지 개관하는 사례는 삼성이 유일하다.
또한 이 회장은 잘 알려진 영화광이다. 어렸을 때 영화필름을 사모았으며, 주로 일본 역사물, 첨단산업을 소개하는 테이프를 즐겨 본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자신이 소장했던 비디오테이프 1만개를 '삼성그룹 AV정보센터'에 기증했을 정도로 수집력을 발휘했다. 이는 미술품 수집으로 이어져 현재 삼성가가 보유한 국보급 문화재만도 수백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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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 회장이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스피트웨이’에서 여러대의 스포츠카를 번갈아 모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할 정도로 스포츠카 사랑이 남다르다. 알려진 바로는 이 회장이 보유한 1억원 이상 수입자동차는 100대가 넘고 그 금액도 500여억원에 달한다. 대당 30억원에 육박하는 ‘부가티 베이론’부터 롤스로이스, 페라리 등 대당 가격이 5억원이 넘는 차량들이 이 회장의 스포츠카 콜렉션에 올라와 있다. 여기에 가격을 추정하기도 어려운 클래식카 등은 포함되지도 않은 금액이다.
와인마니아기도 했다. 이 회장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와인을 마시는 매너가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의 와인 사랑이 알려지면서 삼성그룹 임원들 사이에선 와인 배우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신라호텔과 안양베네스트 골프장에는 이 회장의 ‘와인 컬렉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이 가진 대표적인 자산 중 하나는 부동산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청담동, 삼성동 일대를 비롯해 전남 여수, 경북 영덕, 경기 용인을 비롯해 미국 하와이 등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가치만도 수조원에 이를 것이란 평가다. (참고기사 : 이건희 회장 부동산, 삼성 경영권 승계 '숨은 카드' 되나 https://www.investchosun.com/2014/07/16/1601576)
이들 모두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대상이다. 사람들의 이목이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에 집중되어 있지만 상속인들 한테는 해당 콜렉션 모두가 상속세 부담이다. 특히 이 회장이 사 모은 수집품들은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상속세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미술품 같은 경우는 상속세를 책정하기 위해서 감정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 10여명 안팎의 전문 미술품감정사가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감정가가 나오면 감정가의 절반 가량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국보급 유물들만 수백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의 상속세도 수백억원에 달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인인 홍라희 여사가 소유한 미술품이라도 구매대금이 이 회장에게서 나갔다면 이 역시도 상속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미술품은 거래가 쉽지 않다. 따라서 상속인들이 현금을 납부하고 그대로 소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기업의 오너 일가는 일반적으로 수십점에서 수백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오너 상속 발생 시 이를 어떻게 신고해야 할 지가 고민거리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과 세아그룹도 미술품 때문에 적지 않은 상속세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스포츠카와 와인도 모두 현금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도 감정가의 절반 정도를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대부분의 차량은 시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이 일어나지만 희소성이 있는 스포츠카나 클래식카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가 늘어나기도 한 다는 점에서 이 역시도 작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부동산은 물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장 현금이 들어가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장 소유의 땅 가치가 최근 몇 년사이에도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에서 그 상속세도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처럼 이 회장이 보유한 자산이 어마어마 하다 보니 로펌과 회계법인은 상속신고 업무를 맡기에 분주하다. 이 회장 일가가 상속신고를 할 수 있지만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의 상속신고를 맡게 된다면 비단 이 회장의 재산 목록만 파악할 수 있는게 아니라, 이 회장이 살아온 궤적도 파악할 수 있다. ‘인간 이건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다는 점에서 비단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일이란 평가다.
한 회계사는 “상속과정을 거치면서 자녀들도 아버지에 대해서 몰랐던 여러 면을 발견하게 된다”라며 “이번 상속 절차가 인간 이건희를 파악하는 주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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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0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