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정피아 이번 정부에서도 득세
은행권에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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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가 나온 상황에서 관료 출신과 민간 출신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종 후보 선정을 앞두고 분위기는 이전 정부 때처럼 ‘관피아(관료+마피아)’·’정피아(정치+마피아)’가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은행권에선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관피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나오고 있다.
은행연합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르면 23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다. 회장 후보군(롱리스트) 7명은 ▲관료출신인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정치권 출신으론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민간출신으로는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 등이다.
현재 유력후보로는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과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모두 관료 또는 정치인 출신이다. 이들 이름이 또다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자 은행권에선 이번 정부에서도 역시나 정피아와 관피아가 득세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장 자리는 상징성이 큰 자리로 분류된다. 은행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면에서 그 영향력이 크고, 또한 현직을 떠난 주요 인사들에게 꽤 괜찮은 보수를 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은행연합회자 연봉은 4~5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시중 은행장들의 연봉이 5~1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리 작은 수준이 아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업계를 대변해야하는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관피아가 온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라며 “업계를 잘 이해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현업 경험이 있는 사람이 추대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은행연합회장 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회사 유관기관들 회장 등 선임에서는 연일 '관피아', '정피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결국 손해보험협회는 정지원 전 거래소 이사장을 선임했고, SGI서울보증사장에는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내정됐다. 생명보험협회장 선임과정은 진행 중이고, 거래소 이사장 선임도 혼선을 빚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에서도 여전히 이들이 득세하는 이유는 금융회사들의 ‘니즈’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례로 관피아 출신의 거물급 인사가 은행연합회장을 맡아야 주요 금융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도도 있다는 것. ‘관피아’ 척결을 내세우면서도 안되는 이유는 관료들이 주요 기관장 자리를 원하는 것도 있지만, 이들을 통해서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금융기관들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다. 이른바 '바람막이'인 셈이다.
특히 이번 은행연합회장 선출에서 관료 출신이 각광 받는 이유는 라임 옵티머스 등 주요 현안들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주요 금융지주의 CEO들이 해당 사건으로 금융감독 당국과 날을 세우는 상황에서 ‘방패막’이 되어줄 힘 있는 인사를 은행들이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행태가 라임·옵티머스 운용사들이 했던 ‘로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정을 외치는 문 정부에서 은행연합회장에 관피아, 정피아가 오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 연론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치인을 불러다 방패막이 하고 관료출신을 불러다 금융정책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과연 옳은 것이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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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20일 15: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