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2일에 5천억 규모 한진칼 신주 자금 투입
산은 참전으로 경영권 분쟁 일단락 될 듯
주주연합 측 엑시트 전략에 비상
이사진 진입, 경영권 확보도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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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KCGI 주주연합이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됐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1일 주주연합이 지난달 말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당초 한진칼 이사회는 산업은행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결의했는데 회사 최대주주인 주주연합 측은 즉각 반발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주주연합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대규모 자금 투입은 사실상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로 해석될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당초 주주연합은 산업은행에 대한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방법 대신 직접 자금을 투입하겠단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대로 산업은행은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투입이 아니며 항공산업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며 자금투입에 명분을 역설해 왔다.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주요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산업은행은 유상증자 외에 추가로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면서 한진그룹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의 지원 자금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사용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에 대한 정리작업 그리고 두 항공사의 통합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전망이다.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하는 KCGI, 반도그룹 그리고 조현아 전 부사장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주주연합은 현재 46% 내외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지분율인 50%+1주에 상당히 근접했으나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인해 지분율 희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주주연합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측 우호지분보다 많은 지분율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그룹의 일부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이사진 진입에는 실패했다. 한진칼 이사회가 조 회장 측 추천인사로 모두 채워지면서 결국 제 3자, 즉 산업은행이 개입할 여지를 남겼고 주주연합의 경영권 장악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주주연합 측은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에 앞서 한진칼에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한 바 있다. 한진칼의 정관상 이사 수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임시주총에서 최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이사진을 대거 추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한진칼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대해선 최종적으로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주주연합이 경영권 분쟁 이슈로 인한 주가상승으로 상당한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사실상 이사진 진입이 어려운 지분율에 머물게 되면서 투자금회수(엑시트) 전략 마련에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란 이슈가 소멸되면 한진칼의 주가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금액의 상당부분을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한 KCGI 입장에선 엑시트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지분율이 40%로 떨어지게 된 주주연합의 공세는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주요주주로서 등재돼 있기 때문에 내년 주주총회서 올해와 마찬가지로 이사진 확대 및 인사 추천 등의 안건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 진입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추전인사가 주총을 거쳐 선임될 경우 조원태 회장과 산업은행, 주주연합의 불편한 동거도 예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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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01일 15:4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