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국내 및 해외 바이오 기업 M&A 검토
SK E&S 조단위 M&A 구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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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킨 SK그룹은 내년에도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와 수펙스추구협의외는 물론 각 계열사별로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반도체 분야에서의 추가 M&A, 바이오·인프라 부문 기업 인수 등 그룹의 확장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그룹사 전체에 재무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마련도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SK그룹의 최대 화두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NAND) 사업부 인수였다. 인텔의 SSD 사업부문·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중국 대련의 팹 생산시설을 포함한 인수규모는 총 10조3000억원, 국내 M&A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1차 잔금납입(클로징)은 각국 정부의 규제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2021년 말로 계획돼 있다. 2차 클로징까진 약 5년의 기한이 남았다.
SK그룹은 인텔 사업부 이전 작업을 시작했으나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또다른 대형 M&A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유럽 내 반도체 관련 기업과 협의가 유력하다. 인텔과 M&A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SK하이닉스는 유럽 내 반도체 기업 수 곳의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과의 빅딜 이후 SK그룹이 1조원대 규모 이상의 유럽 내 반도체 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분야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기존 반도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기 위한 작업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의 한 축이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라면, 또 다른 축은 ‘바이오’이다.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은 SK㈜와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SK㈜는 SK바이오팜·SK팜데코,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SK플라즈마 등을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보유하는 형태다.
이 가운데 SK바이오팜이 올해 국내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SK그룹은 SK바이오팜의 상장 이후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는 SK㈜에서 담당하고 임상의 성패에 따라 SK바이오팜이 FDA의 승인과 판매 등을 담당하는 분업 체계를 구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SK㈜를 중심으로 상당히 활발한 투자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사모펀드(PEF) 업계 한 관계자는 “SK㈜가 제약사 인수를 위해 국내 주요 PEF들과 접촉해 공동 투자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며 “약 1조원대 이상의 규모로 SK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지만 투자자들과 리스크를 분담하는 구조를 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PEF 한 고위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직접 바이오 기업 인수를검토하고 있고, 현재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제약사 인수를 심도있게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SK㈜는 바이오 사업 투자를 위한 인력 영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 바이오 관련 분야 M&A의 핵심은 올해 1월 SK㈜에 합류한 이동훈 투자3센터장이다. 동아에스티 부사장 출신의 이 센터장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담당하며 지주사의 첫 대표이사를 맡았고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사업 본부장을 지냈다. 현재는 SK㈜의 바이오사업 총괄업무를 담당한다.
반도체와 바이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룹 내 주목도는 높지 않지만 알짜로 꼽히는 SK E&S 또한 기업 스토리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SK E&S는 SK㈜가 9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파주와 광양을 비롯한 천연가스발전소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가스 민간업체 중 유일하게 LNG 생산·운송·발전·판매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최태원 회장의 아들인 최인근씨가 SK E&S에 입사하며 배경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SK E&S는 현재 해외 인프라기업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규모는 1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사회적가치투자(ESG)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추후 기업공개(IPO)까지 고려한다면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이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그룹의 활발한 M&A를 통한 영역 확장에서 상당히 정교한 재무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CAPEX) 투자가 불가피한 반도체와 인프라, 당장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바이오 등 해당 분야의 확장 과정에서 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IB 업계의 관심도 당분간 SK그룹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대규모 M&A 외에도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이 진행중이다. 최근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의 확장 전략도 관심의 대상이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11번가, SK브로드밴드, 웨이브, SK매직 등 모두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공정거래법의 개정과 더불어 SK그룹의 지배구조개편 과정, 그리고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가치(ESG)투자 기조에 따른 그룹 포트폴리오 조정도 눈여겨 볼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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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3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