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0억대 펀드 설정, 소진도 빠른 상태
바이오 인기 식을 몇 년 뒤 투자금 회수 고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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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 받은 규모가 상당해 다 소진할 수 있을까 내부서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IR(기업 설명회)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거의 매주 등장한다. 국내에 바이오 기업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다" -벤처캐피탈(VC) 업체 투자팀장
#"우리끼리는 바이오 기업 '좀비론'이 농담 소재가 될 때도 있다. 일단 투자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투자금 회수도 성공적일지는 염려가 될 때도 있다" -VC업체 바이오 펀드 운용역
각 벤처캐피탈 업체당 바이오 펀드 결성규모가 수백억원대에서 최대 수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펀드 소진 속도도 그만큼 빠르다 보니 업계 내에선 '국내에 바이오 기업이 이렇게 많았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바이오 열풍'에 힘입어 VC업계 내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곤 있지만 수년 뒤까지 인기가 이어질 보장은 없다는 우려도 조금씩 제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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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임상 등 바이오·제약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채로 초기 단계 투자에 들어갔던 VC들이 이제는 특화된 전문가를 영입해 부서를 신설하고 있다. VC와 PE부서에 이어 바이오 부서를 별도로 만들어 바이오 투자에 주력하는 식이다. 약사나 의사 및 제약 업종 애널리스트 등을 영입해오는 대가로 심사역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곳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규모가 큰 펀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황만순 최고투자책임자(CIO, 상무)가 이끄는 '한국투자 바이오 글로벌 펀드'다. 지난 7월 결성해 237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쳤고 추가 자금 소진 중에 있다. 연말까지 펀드 규모를 3500억원대까지 키울 계획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KB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대형 VC들이 바이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 등 지난해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에서 창업초기 일반 분야에 지원해 GP 지위를 획득한 곳들도 있다.
출자자는 대체로 한국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국민연금 등이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정부뿐 아니라 연기금이나 은행 등 대형 기관 투자자(LP)들도 바이오 투자에 주력하다 보니 각 운용사들도 바이오 펀드를 결성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신약 개발 업체들에 투자해 회수금을 회수한 사례도 나온다. 최근엔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처음으로 바이오 포트폴리오 회수에 돌입해 2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바이오 열풍을 탄 지난 2015년 이후로 대거 펀드가 결성됐고 7~8년으로 기간이 설정돼 있다. 현재로선 만기까지 대개 3년 이상부터 8년까지 남은 상태로, 대체로 2024년 이후로 만기가 예정돼 있다. 펀드 만기까지 약 4년 남은 상황에서 각 펀드 운용역들의 투자금 회수 고민도 제각각이다.
대체로 펀드에 담은 바이오 기업들이 향후 증권시장에 상장했을 경우 지금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그간 상장된 신약 개발업체들은 임상 실험을 중단하거나 실패하면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대개 비상장사이다보니 상장 이후 오버밸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큰 것으로 보인다.
VC업계 관계자는 "LP들의 바이오 투자 의욕에 반응해 출자금도 느는 이점은 있지만 투자 열기가 식을 몇 년 뒤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게 아닌지 우려될 때도 있다. 근 몇 년간 바이오 섹터로 특히 투자금이 몰렸는데 이들 기업이 향후 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기업가치 의문이 불거지면 지금만큼의 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아직 펀드 만기까지는 수년이 남았지만 한번 오버밸류가 제기되면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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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