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셀다운 난항 우려되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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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대체투자 가이드라인 공개가 임박하면서 증권사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수수료체계 변화로 인수 후 재매각(셀다운)이 어려워질 수 있는 반면, 부당한 수수료 지급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수료체계 개편에 따른 실효성에 의문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안에 발표될 대체투자 가이드라인 중 증권사와 기관투자자간 수수료 체계 관련 규정이 포함된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이 관행적으로 받아가던 명목상의 ‘자문수수료’가 자본시장법상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대체투자 자산을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판매할 때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주로 써왔다. 경기악화 등으로 자산가격이 취득원가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이를 그대로 매각하면 증권사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기존 가격대로 팔고 나머지 부분을 명목 수수료로 지급하면 증권사의 내부 수익률은 장부상으로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금융 당국에서는 해당 수수료가 자본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해친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고 있다. 증권사들이 대체투자 자산을 시장가격에 팔지 않아 시장원리를 왜곡할 뿐 아니라, 대체투자 부문의 부실을 감추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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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로서도 나쁘지 않은 거래 구조다. 수수료를 그대로 순이익으로 집계할 수 있어 실무진들이 해당 연도에 성과급을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기관투자자 실무진들은 투자금 회수(엑시트)까지 기다려야 성과급을 가져갈 수 있다. 경찰공제회 등 일부 공제회에서는 내부 성과급 평가 항목에 수수료 부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체계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증권사들은 대체투자 자산을 재매각(셀다운)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미매각된 물량이 쌓여가는 데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과도한 수수료를 떼어간다는 오해까지 받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몇몇 연기금들도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이해도가 쌓이면서 해외 운용사와 직접 딜 소싱을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굳이 증권사 IB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총액인수 하는 딜을 기관들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라며 “더욱이 대체투자 자산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있기 때문에 수수료 메리트가 없다면 기관들도 굳이 증권사 딜을 가져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체계 변화를 두고 실효성이나 형평성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다. 자문수수료나 참여수수료 등 각종 '명목' 수수료가 사실상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얼마든지 구실을 만들어 내 다양한 방식의 수수료지급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거래방식은 증권사와 기관투자자 양쪽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누구의 이익도 침해하지 않는다”라며 “자문 수수료가 아닌, 다른 명목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우회’ 방식을 고안해낼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명목 수수료체계는 ‘관행’처럼 운용사나 증권사 등 여러 업계에서 벌어져왔는데, 이를 일괄적인 체계로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법정 이자를 웃도는 만큼의 수수료를 받기 위해 명목상의 자문 수수료를 받거나, 심지어 금융사가 에쿼티(지분)에 일부 투자한 뒤 수수료를 받아가기도 한다”라며 “수수료체계를 손본다는 것이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해당되는 영역인지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에서 해당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대체투자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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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