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승진자 30%가 신사업·신기술·연구개발서
UAM·E-GMP·연료전지 등 미래 모빌리티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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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2020년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특히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전기차 플랫폼, 연료전지사업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사장단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15일 현대차그룹은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전문성을 중심으로 그룹 미래 사업과 신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인사인 만큼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8년까지 현대차 전략담당 사장으로 있다가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후 현대건설로 옮겨갔다. 김용환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현대제철로 이동한 뒤 이번 인사를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두 부회장은 재계에서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을 대표하는 인사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회장은 2011년 현대건설과 2014년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를 주도하는 등 정 명예회장의 2인자로 평가받아왔다.
반면 정의선 회장의 참모 격인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번에 현대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재훈 사장은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사업본부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향후 현대차의 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서보신 현대차 사장도 정 부회장, 김 부회장과 함께 고문으로 위촉됐다. 지난 2018년 인사에서 이형근, 김해진 부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2년 만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새로 사장단에 합류하거나 임원으로 승진한 인사는 미래 모빌리티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0%가 미래 신사업·신기술·연구개발(R&D) 부문에서 배출됐다.
NASA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의 UAM 사업을 총괄하는 신재원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신임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우버의 항공운송 사업부와 협력 관계를 맺고 기체 납품계약 등 UAM 사업의 가시화에서 키맨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모비스에선 R&D와 전장BU를 담당하는 조성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조성환 신임 사장은 과거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과 현대오트론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담당한 이규오 전무가 현대차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세훈 연료전지사업부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로보틱스랩의 현동진 실장도 신규 임원으로 선임됐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UAM 사업부나 로보틱스 사업부 등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수년이 남은 시점이지만 정의선 회장이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라며 "이번 인사는 현재 진행 중인 M&A나 사업부 합병 등과 함께 정 회장의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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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15일 11: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