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시장 급변에 공격적 전략 내놔
우버 사업부 매각에 도요타 존재감 강화
M&A 등 전략적 의사결정 중요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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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래투자를 지금보다 늘리는 방향으로 중장기 청사진을 수정했다. 올 한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한 만큼 더 공격적으로 미래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모빌리티 시장은 전방위 협력에서 진영 간 경쟁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사업 셈법도 더 복잡해졌다. 현대차의 전략적 의사결정의 중요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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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수정된 '2025전략'을 발표했다. 큰 틀에서 지난해 밝힌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더 많은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현대차는 미래사업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에 2025년까지 23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2대 사업 축으로 내세웠던 기존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에 이어 수소 솔루션 사업을 세 번째 축으로 내세웠다. 모빌리티 사업 전반에 수소 연료전지를 적용하고 세부적으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생태계 구축과 완전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1년 만에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은 코로나로 인해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하며 주력 플레이어가 행동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
8일(현지시각 기준) 외신 등 보도에 따르면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엘리베이트(Elevate)'를 소형 항공기 스타트업인 조비에비에이션(조비)에 매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업계에 따르면 우버가 조비에 7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11월 자율주행 사업부인 ATG(Advanced Technologies Group)를 오로라에 매각하고 4억달러를 오로라에 투자한 것과 동일한 구조다.
코로나로 인한 기존 사업 수익성 악화와 투자자들의 성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버의 매각 결정에 당혹감을 내비친 것과는 달리 우버가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많다. 자율주행과 항공택시 사업은 우버가 그리는 플랫폼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조비와 오로라가 M&A를 통해 각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우버의 적자 사업을 일부 떠맡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로선 우버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이 원형을 유지하는 만큼 협력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우버와 오로라에서 경쟁사인 도요타의 존재감이 부각된 것은 껄끄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요타와 덴소·소프트뱅크 컨소시엄(도요타 컨소시엄)은 우버 ATG 사업부와 오로라에 모두 지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내년 1분기 오로라의 ATG 인수가 완료할 경우 도요타 컨소시엄이 보유하게 되는 지분은 1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가 지난해 오로라에 약 3000만달러 안팎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요타 컨소시엄에 비해 현대차의 영향력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8년 이후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에서 오로라와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도요타 컨소시엄은 우버의 항공 사업부를 인수한 조비에도 올해 초 3억94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조비의 주요 주주로서 우버의 항공운수 사업에서도 도요타의 영향력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우버는 UAM 관련 인프라에서 가장 앞선 플랫폼 사업자로 꼽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와 도요타, 보잉 등을 포함해 8개 업체가 우버에 기체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현대차뿐 아니라 UAM 사업을 빨리 키워내기 위해선 우버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헀다.
우버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갈수록 기술력과 자본력을 중심으로 경쟁 관계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테슬라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자율주행 시장의 메기로 부상하며 진영이 갈리고 있다는 분석도 늘고 있다.
현대차의 M&A나 지분투자 등 전략적 결정이 미래사업에 미칠 중요성도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역시 거래조건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나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거래의 경우 핵심인력의 고집이 강해 기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도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미국 내 라스트마일 배송사업 등 확장성이 있지만 현대차가 구상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는 평이 갈리기 때문에 최종 인수조건에 따라 평이 나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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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