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에는 '도 라인'이라 불리는 지지세력도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 해결사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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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인사에서 금융위에 인사 태풍일 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급부터 서기관까지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퇴임으로 공석이 된 상임위원 2명의 후임을 선정해야 한다. 이에 따른 국장급 연쇄 이동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실무를 담당하는 과장급에도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무과장의 절반 이상이 교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인사에서 전보 등의 인사가 있었지만, 해외파견 복귀, 금융안정지원단 신설 등으로 최소한의 규모로만 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이다.
이런 금융위 인사의 칼자루는 지난 11월 새로 부임한 도규상 부위원장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그는 은성수 금융위원장보다 오히려 더 '실세'라는 평가를 금융업계에서 받고 있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1966년생으로 부산 배정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 재무학 석사까지 취득한 정통관료다. 지난 1990년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이후 재정경제부 국고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중소서민금융정책관,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엘리트 관료로서 금융, 경제 정책 전반에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다.
2018년12월부터 올 5월까지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역임하다가 지난 11월 '부위원장'(차관급)으로 복귀했다. 당시 청와대는 도 부위원장의 부임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화와 금융혁신, 건전한 신용질서 확립 등 당면 현안을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도 부위원장은 금융 정책뿐 아니라 인사 전반을 관장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 일각에선 비록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한때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금융위원회 출신의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따져보면 조직 장악력 면에선 오히려 도 부위원장의 파워가 더 높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위 내부에선 ‘도 라인’이 있을 정도로 지지세력이 탄탄하다. 행시 44기를 전후로 한 금융위의 실무 과장급들이 ‘도 라인’의 주축으로 분류된다. 경제 엘리트 관료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재직 시절에도 보험료 산정 등 금융정책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뒤로 밀려나고, 도규상 부위원장이 금융위 전반을 컨트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라며 “통상 부위원장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그 정도가 훨씬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도 부위원장이 청와대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긴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라임사태와 관련해서 김 모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된 상황에서, 청와대에서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낸 도 부위원장이 금융위의 실세로 복귀한 것을 두고 여러 말들이 나왔다. 일각에선 부하직원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금융위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것에 대해 도 부위원장이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다. 이러다보니 그의 복귀에는 그에 따른 ‘미션’이 있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금융권에서 가장 시끄러운 문제인 사모펀드 사태에서 도 부위원장이 해결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사들도 사모펀드 사태로 CEO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터라 도 부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당장 도 부위원장의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이번 연말인사란 점에서 금융위 인사에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잇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도 부위원장이 라임사태 등을 마무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며 “금융사들 입장에선 도 부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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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2월 18일 15:5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