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IET 전기차 모멘텀에 몸값 상승, SK이노에 호재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흥행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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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모멘텀’을 바탕으로 SK IET , SK루브리컨츠 등 자회사 몸값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예정된 데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소송 비용도 만만치 않아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이다.
투자금융(IB)업계에서는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보다는 SK IET 상장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내연기관차용 윤활유보다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점도 힘을 보탰다. 다만 높아진 현재의 가치산정(밸류에이션)을 그대로 쓰기는 부담이다. 공모가 산정 및 고점 논란 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 7일 삼성증권은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32만원으로, 배터리 부문 기업가치(EV/EBITDA 기준)를 13.5조원에서 25.1조원으로 대폭 높여 잡았다. 주된 원인으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셈코프 등 국내외 배터리 소재사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인 SK IET의 기업가치는 6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이 가까워온 데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된 덕분이다. 바이든 정부는 선거 유세 당시부터 친환경을 강조한 정책을 내세워왔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친환경 테마주인 전기차 관련 업종들의 주가가 급등하며 성장성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해외 기업 주가순이익비율(PER)로 눈을 돌리면, SK IET의 몸값 상승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주요 동종업계 회사(피어그룹)를 보면 중국 창신신소재는 131배,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22배, 국내 에코프로비엠이 106배에 이른다. 이를 산술 평균해 적용하면 SK IET 시가총액은 10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오히려 주관사단의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한 IB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관련, 특히 소재주들이 주가가 다 오르는 분위기고, 거기에 작년부터 LG화학 등 배터리 회사들의 흑자 얘기가 돌면서 상황이 더 좋아지고 있다”라며 “오히려 너무 꼭지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서 밸류에이션을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현재 계획된 잔여 설비투자 규모만 3조5000억원 수준이다. 배터리 설비투자에만 매년 2조~3조원이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상당하다.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잡은 2023년까지는 외부 자금조달을 통해 이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진행하고 있는 소송 관련 비용만 수천억원이다. 자칫 손해배상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맥락에서 SK IET 몸값이 치솟는 것은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상반기 상장을 앞둔 만큼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질 수 있다. SK IET는 작년 말 국내 벤처캐피털(VC) 프리미어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 약 3조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았는데 벌써 기업가치 '호가'가 두 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을 6조원으로 예상하고 약 30%의 신주를 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SK이노베이션이 조달 가능한 자금은 1조원 후반대로 불어난다. 여기에 현재 소수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SK루브리컨츠도 기대해볼 만하다. 현재 전체 밸류에이션은 3조원 수준으로 최대 49%를 매각한다고 했을 때 1.5조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기대감이 크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이전에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데다,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윤활유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와 다소 동떨어져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전체 시장가치를 2조원 수준으로 낮춰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가 고급 윤활유 등을 앞세워 어떻게든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며 “SK그룹과 파트너 관계를 맺는다는 점 외에는 투자매력도가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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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