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서 증권사 및 금융회사 M&A 전략 논의
올해 내 ‘증권사’ 인수 유력 전망도
우리금융 “확장 전략 맞지만 시점 특정하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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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올해는 보다 공격적으로 금융사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선 다양한 국내 금융회사의 M&A와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해야하는 기조를 바탕으로 ‘증권사’와 같은 매물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올해 6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그룹 성장기반 확대를 꼽았다. 그룹 내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훌쩍 넘기 때문에 비(非)은행 부문을 키우는 전략은 꾸준히 강조돼 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우리자산운용(舊 동양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舊 ABL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舊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했다. 지난해엔 5대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저축은행과 캐피탈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의 인수를 매듭지었다.
나머지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NH)와 키맞추기를 서서히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지주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증권사, 자산운용 측면에서 단번에 덩치를 키울 수 있는 생명보험사는 아직 갖지 못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과거 우리투자증권을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이후 증권사를 보유한 적이 없다.
이에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증권·보험 계열의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특히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공격적인 M&A를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선 증권사, 생명보험사 등과 같은 비은행권 금융회사 인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최근까지 삼성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잠재적 매물의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규모가 상당한 보험회사 보다 앞서 규모를 막론하고 수익성이 높은 증권사 등의 인수에 나설 것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IB 사업의 주체가 ‘은행’에 국한하기 때문에 조직 확대의 한계, 그리고 고객군 다변화와 확장성에 제한이 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일단 우리금융은 최근 KDB생명을 인수한 JC파트너스에 1000억원의 구주 인수자금을 출자하며 보험사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진 않고 있다.
사모펀드(PEF)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올해는 반드시 증권사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증권사의 규모를 막론하고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며 “최근 각 지주회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증권사를 보유하지 못해 수익성이 비교적 떨어지고, 은행의 IB 업무만으론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수면위로 등장한 증권사 매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변수다. 일각에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이에 따른 금융회사 매물 출회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우리금융그룹이 보험사 및 증권사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금융회사 인수전략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특정한 시점 내에 금융회사의 인수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는 세워져 있지 않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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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22일 14: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