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지만 1월이 다 끝나가도록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치권 일각에서 의원총회에서 권 행장을 ‘콕’ 찍어 채용비리 당사자로 언급하면서 해당 이슈가 연임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권 행장 연임 유력설이 나오긴 하지만 관련해서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 임기만료가 3월이란 점에서 통상 1월이면 어느정도 윤곽이 나와야 하지만 행장 연임과 관련한 어떠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 채용비리 당사자로 직접 지목되기까지 하면서 권 행장으로선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일각에선 연임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 하는 이유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의 관계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 연임이 된다면 2년 임기가 유력한데 하필이면 손 회장과 임기 만료가 겹친다. DLF사태 건으로 금융감독원과 소송 중인 손 회장 입장에선 권 행장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밖에 없다. 행여 DLF 재판에서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회장 연임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연임을 하더라도 1년 임기 정도를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발언 때문에 연임에 대해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류 의원은 "(우리은행 채용비리) 1심 판결문 범죄일람표에 권광석 부행장의 채용 청탁 사실이 적시되어 있는데, 그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면서 "권광석은 현재 우리은행장이고, 그는 오는 3월 (은행장) 임기 연임을 앞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발언이 나오자 내부에서 권 행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지 않고서야 국회의원이 채용비리 청탁 당사자로 권 행장을 콕 찍어 지목하진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러다 채용청탁방지법이 통과되면  '권광석법'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권 행장의 연임에 대해 금융권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우리금융은 급한 문제는 아니란 입장이다. 주주총회 한달 전에만 연임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통상 우리금융은 주주총회를 3월 말 정도에 열었다. 아직 한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는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추위에서 후보를 추천하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검증을 거쳐 이사회에서 행장을 선임하게 된다”라며 “주주총회 한달 전에만 해당 과정이 마무리되면 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간 여유는 충분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