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PE, 승계 거래 보고 투자 단행
사모펀드 "두고두고 회자할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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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의 투자유치 과정에 대해서 뒷말이 무성하다. 글랜우드PE를 투자자로 낙점했지만, 그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했던 참여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자료조차도 공개하지 않고 거래를 진행하는 등 매각주체인 CJ그룹에 무성의한 태도를 문제삼고 있다.
지난달 24일 CJ그룹이 올리브영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의 투자자로 글랜우드PE를 낙점했다. 거래 대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에 신주를 포함한 25% 가량으로, 약 4000억원 규모다. 입찰에는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골드만삭스PIA, JKL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이 참여했다.
오너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거래이다 보니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CJ그룹의 승계 작업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들에게는 단순 지분 투자 이상의 의미였다. 이선호 부장의 지분가치 상승과 투자자의 수익 극대화란 이해관계가 일치하는데다, CJ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란점에서 여럿 인수후보들이 이번거래에 뛰어들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CJ그룹도 이번 거래에서 꼿꼿한 자세를 취했다. 인수 후보들에게 거래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점포 당 매출 및 수익성 등 거래에 필요한 기본적인 데이터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깐깐한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투자를 결정하는 사모펀드들은 투자심의위원회에 올릴 근거 자료도 없다 보니 투자 결정을 하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매도자도 매수인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라며 “오너 승계용 지분 거래란 특수성이 거래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글랜우드PE도 이렇다 할 정보 없이 ‘승계 거래’란 점에 주목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의 수익성이나 추후 IPO 가능성 보다는 이선호 부장의 지분가치 상승과 재원마련이란 목적이 뚜렷하다는 점에 배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계 PE인데다 창업자인 이상호 대표의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딜이 성사는 됐지만, 배팅에 가까운 투자란 평이 많다.
이 관계자는 “글랜우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딜이다”라며 “투자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두고두고 회자할 거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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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