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식 실장 영입해 PE 키우려던 전략의 변화?
“수익률 부담 혹은 정 대표의 지원의지 뚝” 평가도
NH “세대교체 의미…분사 논의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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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PE 본부 수장을 교체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과거 3년동안 본부장 자리를 지켰던 황상훈 전 본부장이 자리를 떠났고, 농협은행 내 PE단 시절부터 함께한 오광준 본부장이 새롭게 조직을 이끌게됐다.
과거 NH투자증권은 국민연금 출신 유력인사를 영입하려는 시도하며 대대적인 PE사업 확대를 꾀했다. 중장기적으로 PE본부를 독립하려는 전략도 세웠지만 수년이 흐른 현재까지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되지 못한 상태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선 정통 투자은행(IB) 출신인 정영채 대표가 PE 본부에 대해선 보수적인 잣대를 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NH투자증권을 떠난 황상운 전 본부장은 2017년 10월부터 NH PE를 맡아왔다. NH투자증권은 관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황 전 본부장을 영입하기 이전, 양영식 국민연금 기금운용총괄실장을 PE 본부장에 내정한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 내에 있던 PE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부서로 배치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GP)들 사이에서 유력 인사의 영입을 시도하며 PE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정보유출과 관련한 내부 감사 등의 이유로 양 전 실장의 영입은 결국 무산됐고 황 전 본부장이 자리를 대신했지만 딱 3년을 채운후 자리를 떴다.
황 전 본부장의 조기(?) 퇴진에 대해 명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수익률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황 전 본부장이 재직할 당시 NH PE는 ▲NH뉴그로쓰(2018년 12월, 2200억원) ▲NH오퍼스기업재무안정(2019년 4월, 2040억원) ▲NH팍스톤(2019년 5월, 480억원) ▲NH공동투자(2019년 8월, 2230억원) ▲NH오퍼스2호기업재무안정(2019년 11월, 1020억) 등의 펀드를 결성했으나 최근엔 과거와 같은 눈에 띄는 대규모 회수 실적을 기록하진 못했다. NH PE는 과거 동양매직(現 SK매직) 매각(2016년), SK D&D 매각(2016년)을 통해 각각 약 36%, 44%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을 정도로 상당한 회수 성과를 기록했다. 은행내 PE단 시절 운용했던 일부 블라인드펀드 등은 청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PEF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부터 회수까지 주기가 상당히 긴 PEF의 특성상 조직의 헤드가 3년만에 교체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며 “정영채 대표가 (양 실장을 대신해) 영입한 전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IB부분에 집중하며 PE 부문을 확장하려는 과거의 의지가 상당히 약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다른 국내 한 PEF 대표는 “금융사 내부에 존재하는 PE 본부의 업무 스타일은 일반 독립계와 확연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 내부적으로 PE 본부를 IB부문과 같은 부서격으로 생각해 일반적인 대형 조직 논리로 평가 및 인사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회사 내부적으론 이에 대한 의견에 반론도 있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최근 NH PE의 인사는 실제로 펀드레이징과 투자를 직접 담당했던 실무진을 대상으로 세대교체를 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며 “PE본부가 과거 IB사업부에 속해 있을 당시 정영채 대표가 IB본부를 맡고 있었는데, 그 당시부터 직속조직이 된 지금까지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NH PE 분사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그룹의 지원 의지에 물음표가 생기는 상황이기도 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과거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그룹이 계열회사를 늘리는데 대한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등 분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여전히 구체적인 방안과 전략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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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