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오너家, 핵심 인력 재배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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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인력 재배치에 한창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난 박용만 회장의 최측근 인사 그리고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한 두산인프라코어 핵심 인력들을 각 그룹 계열사로 배치하는 작업이다. 과거부터 두산그룹은 관료 출신, 특히 기획재정부 인사들을 자주 중용(重用) 했는데 올해도 해당 기관 출신 인사들이 영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3월 초 일부 계열사 임원급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룹정기 인사는 지난해 말 단행했으나, 일부 인력 재배치에 따른 수시 인사 성격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이사(회장) 직함을 가진 박용만 회장의 거취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 회장직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넘겨주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권이 현대중공업그룹에 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로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박용만 회장과 마찬가지로 두산인프라코어에 재직중인 박 회장의 차남 박재원 상무도 인사 이동이 예상된다. 박 상무는 지난 2013년 두산인프라코어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5년만인 2017년 임원(전략/신사업총괄)으로 승진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만큼 오너가로서 무게감 있는 역할이 기대됐으나 이번에 경영권을 매각함에 따라 다른 계열사에서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2013년 8월부터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아왔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상의에 재직했고, 박 회장을 보좌한 최측근 인사들도 두산그룹에 경영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이 여전히 그룹 경영에 대한 뜻이 강하기 때문에 그룹 핵심 계열사로 복귀해 경영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 박용만 회장의 대한상의 및 두산인프라코어 최측근 인력들이 동시에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에서 박 회장의 업무를 함께 수행했던 임직원들 가운데는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료출신 인사들이 두산그룹에 일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계열사들은 임원 또는 실무급 보직을 만들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사실 경제 정책의 사령부 역할을 하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관료들이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본거지가 세종시로 옮겨진 이후부터는 엘리트 관료출신들의 엑소더스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제금융과장 출신인 김이태 전 부이사관(삼성전자), 박준규 전 국제기구과장(삼성경제연구소) 임원으로 선임했다. SK그룹은 2017년 나석권 전 정책조정국 정책조정총괄과 과장(SK경영경제연구소)을, LG그룹은 강길성 전 재정건전성관리과장(LG전자)을 영입했다.
두산그룹은 2010년 허경욱 전 OECD 대표부 대사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허 경욱 전 대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장 등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인물 중 하나다.
현재 두산그룹의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문홍성 ㈜두산 사장 또한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등 국제금융정책 관련 주요 부서를 거친 문 사장은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실 선임행정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장을 지낸 후 2010년 두산그룹 임원으로 합류했다.
행정고시 46기 출신 가운데 가장 승진이 빨랐던 박주언 전 기획재정부 서기관은 2015년 두산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두산그룹에 합류한 김정관 두산경영연구원 대표이사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실장(국장급) 출신이다.
과거의 두산그룹 인재 중용 방식을 비쳐볼 때 이번에 영입하는 인사들을 외풍(外風)을 막기 위한 목적이 아닌 실제 전략, 재무 분야 실무급 업무를 맡길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 내에 일명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은 조직내 불만으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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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2월 2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