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 등 차주 채무상환능력 저하
채권운용 손실 우려 등 건전성 악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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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계속되면서 금융사들이 위험 대비에 분주한 분위기다.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연초 세운 사업계획도 다시 세워야 하는 실정이다. 장기금리 상승 기조가 예상되면서 금융사들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신용평가사들도 향후 여신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 위험들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부터 미국 바이든 정부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 백신 보급 등으로 경기 정상화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금리상승이 지속됐다. 이달 초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 10년 국채금리가 1.6%대로 치솟으며 ‘금리 발작’ 우려까지 나왔지만, 다시 1.4%대까지 내려오며 금리 급등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다만 장기 금리 상승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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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변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금융사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리 상승시엔 금융사의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모두 증가하게 된다. 금융사 대출은 통화정책 영향이 큰 단기채권 금리에 좌우되고,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부담이 생긴다.
금리 상승을 예견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최근들어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동이 나타나면서 연초 세웠던 연간 사업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 상황이 자산운용, 자금조달, 영업까지 전반적으로 영향이 있다 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금융사’에는 보험, 은행, 여신금융회사 등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영향권을 특정 업종으로 한정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같은 업종이면 비슷한 사업·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였지만 이제는 같은 업종에서도 각 회사마다 상이한 포트폴리오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CR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들이 자산운용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금 금리 오르기 전 발행하려는 ‘발행 러쉬’가 이뤄지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후 발행이 잘 안되면 발행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으니 발행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금융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가계 등 금융사 차주의 부채 비율이 높아진 점도 우려를 키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1003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소득이 아닌 대출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면서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사상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사들도 금리 변동 여부에 따른 금융사 대응 및 영향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이에 상반기 금융사 신용평가에도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사상 최고수준으로 악화되는 등 주요 차주의 실질적인 채무상환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추가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어 부채의 차환이 이뤄지지 않아 상환 의무가 이행되거나, 여신금리 상승으로 부채 보유에 따른 이자비용이 상승한다면 부채 원리금을 상환할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진다는 판단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금융사들이 수입도 좋고 자금 조달도 미리 해두는 등 보수적 경영을 하고 올해는 작년에 못했던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상황이다”며 “금융사들이 과거에 비해 부채가 너무 올라 있는 상태인 가운데 차주들의 부채비율도 올라있기 때문에 이후 금리 상황이 금융사 자산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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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3월 1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