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상무 이사회 진입 실패
지분율 차 4%… 끝나지 않은 지분 경쟁
박찬구 회장 임기 1년, 내년 주총서 또 격돌 전망
박 상무 "주주가치 훼손 꾸준히 견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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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 박철완 상무의 시도는 결국 실패했다. 회사측이 제시한 모든 주주총회 안건(배당 및 이사선임 등)이 통과했고, 박찬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박철완 상무는 이번 주총에서 과반 이상의 주주 동의를 이끌어 내며 우호세력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지분 경쟁은 물론 끊임 없는 주주제안을 할 가능성이 크다. 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1년 남아있다. 경영권 방어 전략을 세우고 주주친화 정책을 통한 세력 다지기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열린 금호석화 주주총회의 가장 큰 관심은 ▲배당 규모 확정 그리고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등이었다.
배당 안건은 회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1주당 4200원’ 안건이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주식의 찬성률 64.4%로 통과했다.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인 주당 1만1000원 배당안은 35.6%의 동의에 그쳤다.
박 상무의 경영 참여 여부가 달린 사내이사 선임 안건 또한 회사측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이사회가 추천한 백종훈 영업본부장(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한 비율은 총 64%, 박 상무에 대한 찬성 비율은 52.7%를 기록했다. 백종훈 전무와 박철완 상무의 선임 안건 모두 일반결의 요건을 충족했지만, 회사와 박 상무측이 이미 다득표자 1인만을 선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백 후보가 최종 사내이사로 확정됐다.
이 외에 회사측의 사외이사 안건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 고문 변호사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이 모두 통과했고, 반면 박 상무측 제안 안건은 전부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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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은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박찬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4%, 최대주주 박철완 상무(10%)의 지분율 차이는 4%포인트에 불과하다.
박 상무 측이 지분 매입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 그리고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금호석화의 주가는 박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이 부결된 이후 급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박철완 상무는 이날 주총 직후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며 “고질적인 거버넌스 취약성 개선,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행위에 대한 견제는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사실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고, 주주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호석화의 주주친화 정책이 확대하고 이사회의 투명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박 상무의 고배당 제안에 맞서 회사측은 자의반타의반으로 배당금을 지난해의 3배 이상 끌어올렸고, 회사측은 앞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5%의 배당성향을 향후 2~3년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사회 내부적으론 ESG위원회, 내부거래 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주총을 앞두고 표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혼탁한 모습이 나타난 것은 다소 안타깝다는 평가도 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 등 주요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박 상무의 제안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주총에서 실제로 35%가 넘는 주주들이 동의하며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회사는 박 상무의 배당안 발표 후 즉각 ‘과당배당’으로 규정하며 박 상무와 대립각을 세우고 방어태세에 돌입했다. 노동조합 또한 회사와 같은 측에 서서 비방전에 돌입했다.
박 상무 측은 의결권 위임 과정에서 회사측이 ‘찬반 표기가 완료된 위임장 용지’를 교부했고, 회사측 안건에 동의하면 대가를 제공하는 위법행위를 자행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ISS가 회사측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자, “회사측의 의도적인 데이터 왜곡과 주주를 기만하는 잘못된 정보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총 전날 박 상무 측은 “이사회 안건과 주주제안의 모든 안건은 양립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주총회 공고를 통해 하나의 안건만 채택하도록 명시돼 있으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이 같은 안내가 없어 혼선을 빚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로 지분 8.3%를 보유한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후보 2인에 모두 찬성표를 행사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통해 주주친화 정책이 확대하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주총 과정에서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으로 대결하는 대신 경영권 장악 또는 방어를 위해 혼탁한 표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씁쓸함을 남긴 점은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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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3월 26일 15:4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