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위가 관리 주도…운동모임도 두문불출
고령에 건강 문제 관심…머잖아 승계할 수도
동양생명 분쟁 등 변수…회사 “들은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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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대외 활동이 뜸해지면서 승계 및 재산분할 작업이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개인 거부(巨富)로 패밀리 오피스 격인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운영해왔다. 추후 재산 분배가 이뤄진다면 이 회장의 세 딸들과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이승용 사장 등 사위들이 맡아 관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주 회장은 1975년 조선무역(현 에이티넘파트너스)을 설립해 봉제완구 사업을 시작해 목돈을 벌었다. 이후 IMF 외환 위기 때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역 유선방송사를 싸게 사들여 씨앤앰(현 딜라이브)을 설립했다. 2008년 씨앤앰을 MBK파트너스에 1조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에 팔아 갑부 반열에 올랐다.
이민주 회장은 이후 에이티넘파트너스를 통해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섰다. 2018년 이후만 해도 유기농 생리대 스타트업 라엘, 저가항공사 에어로케이홀딩스, 대체식품 전문기업 바이오믹스테크 등에 투자했다. 자회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벤처 투자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나의 펀드(One fund)만 대형화해 운용하는 전략을 쓰면서 매번 국민연금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미국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전자책 업체 리디 등에 투자했다.
이민주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도 여러 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삼성생명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막대한 차익을 올렸고, 2014년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대성산업가스 인수에도 참여했다. 이 외에 미스터피자, 동양생명, 구리청과 등 지분을 개인 주주로서 보유했다. 상장사의 경우 이 회장의 투자 소식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사례도 많았다.
이민주 회장은 ‘투자의 귀재’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는데 최근엔 활동이 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최근 몇 년간은 이 회장의 투자 관리 업무 대부분을 이승용 사장이 주도해 왔다. 2019년 이 회장 개인회사 구리청과 매각 작업도 이 사장이 직접 챙겼다. 이 사장은 이민주 회장의 맏사위로 에이티넘파트너스 사장,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이민주 회장의 투자와 관리 업무야 이 사장이 챙기면 되지만, 이 회장의 개인 활동까지 최근 들어 뜸해졌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이 회장은 금융당국과 금융사 고위 인사들과 주기적으로 운동 모임을 가져왔는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1948년생으로 70대 중반에 가까운 고령이다보니 건강이 예전같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VC 업계나, 출자자(LP) 사이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들어봤다는 인사가 적지 않다.
당장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이 회장의 재산 분할과 승계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데 누가 어떻게 물려 받을지는 미지수다. 이민주 회장은 아들 없이 세 딸과 사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맏사위 이승용 사장은 한국, 나머지 사위가 미국 사업을 맡는 구도였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과거 북미 유전에 투자했다가 홍역을 치른 적도 있었지만 이 회장은 사위들을 계속 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2019년 초 에어로케이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했는데 그해 국정감사에서 대주주의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국감에선 이민주 회장과 부인, 두 딸이 실소유자인데 두 딸은 미국 국적이고 두 사위는 각각 캐나다, 미국 국적이라 항공사를 지배하게 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에이티넘파트너스가 곧 투자 정리의 일환으로 에어로케이홀딩스 회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동양생명 분쟁 여파도 신경써야 한다.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 등은 2015년 동양생명을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매각했는데 이때 이민주 회장도 보유주식을 팔아 441억원을 회수했다. 2016년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지자 안방보험이 매각자들을 상대로 약 700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작년 안방보험의 승리로 끝났고 국내서 1666억원 규모 집행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는 연대채무로서 각 채무자가 각각 전부 변제 의무를 져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보고펀드 투자 실체가 사라진 상황이라 판결에 따라서는 유안타증권이나 이민주 회장이 일단 채무액 전액을 변제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이승용 사장은 현 VIG파트너스나 그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하는 안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향후 재산 분할이 이뤄진다면 채무도 같이 져야 한다”며 “동양생명 소송이 부담이긴 하지만 이민주 회장 재산이 채무보다는 많을 테니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티넘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민주 회장 승계나 재산분할 가능성에 대해 “아는 바 없고 드릴 말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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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