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보유 지분 매각 등 IPO 구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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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정의선 현대자그룹 회장 보유 지분의 향방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다. 일단 보유 지분이 시가로 평가되는만큼, 주력 계열사 경영권 지분 확보 등의 과정에서 요긴하게 쓰일 거라는 전망이 많다.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곧바로 현금 확보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향후 정 회장이 지분 확보 과정에서 필요한 상속ㆍ증여세와 추가 지분 매입 등 비용을 감안하면 정 회장은 수 조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및 공모 구조가 주관사 선정 과정의 주안점이 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일제히 상장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 역시 입찰 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설립된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다. 한라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 사업본부 설계팀 등과 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다. 1999년 현대건설과 합병했다가 분리된 이후 주로 설계 방면의 강점을 가지고 지속적인 수주 성과를 내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열쇠’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이 지분 38.62%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정 회장이 지분 약 11.72%로 2대 주주다.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정 회장이 현금 유동성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세부 방안으로는 현대건설과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이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침체된 건설 업황 탓에 좀처럼 상장 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던 상황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 시점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건설 경기가 점차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공모주 시장 역시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주관사 선정까지 약 한 달 남짓에 불과한 기간을 준 점으로 미뤄볼 때 현대차그룹에서 ‘속도전’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상장을 마무리 지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엔지니어링 실적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매출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조1884억원으로 2018년 6조2862억원, 2019년 6조8011억원 등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장외 주가도 오름 추세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장외 주가는 전날보다 5.53% 오른 105만원이다. 기업가치는 약 7조557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입찰제안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셈법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단순히 주식 시장에 이름을 올리는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룹 지분구조 변화와도 연관이 큰 만큼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관건은 정 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현금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다. 그룹 경영권 지분 확보 과정에서 정 회장에게 필요한 현금 규모는 5조~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도 아직까지 구주매각이나 신주발행 규모 등 세부적인 공모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현대차그룹 내부의 지배구조 관련 사항이나 에쿼티 스토리 등 다방면에서 현대차그룹 상황에 가장 적합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주관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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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13일 16: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