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부문은 남겨...분리매각 추진할 듯
-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 소비자부문의 철수를 결정했다. 그룹 차원의 자산 배분 및 수익 개선을 위해서다. 17조원 규모의 소매금융 자산을 보유한 한국씨티은행 소비자부문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금융지주 및 일부 제2금융권에서 눈독을 들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15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의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전략과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랐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IB) 부문은 영업을 지속한다. 씨티그룹은 한국 외 소매자금융사업을 철수하는 타 국가에서도 IB부문 사업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사업전략 재편을 통해 한국에서는 고객, 임직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쟁력과 규모를 갖춘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업금융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철수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 및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소매자금융부문의 분리매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문 분리매각설은 최근 10여년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문 총여신은 약 17조원이다. 시중은행 전체 소매금융 자산 620조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소매금융 관련 임직원 수는 939명, 점포 수는 36개다.
DGB금융그룹 등 서울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금융지주나 OK금융그룹 등 1금융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온 제2금융권의 인수 가능성이 언급된다.
4대 금융그룹의 경우 최근 점포ㆍ인력 축소에 방점을 찍고 있어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사업의 자산 및 고객의 가치와 조직 비대화 우려를 두고 저울질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16일 한국씨티은행 철수에 대해 "향후 진행상황 등을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16일 08: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