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업 역할 증명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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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종합화학이 상장 작업 준비에 한창이다. 여름께 공모 절차에 들어가 늦어도 가을까지는 상장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예상 기업가치다. 주력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공급과잉 탓에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위주로 에쿼티 스토리를 그려낼 전망이다. 다만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에서 한화종합화학의 유의미한 역할을 찾는 것이 과제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다양한 수소 기술을 확보하며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달 이탈리아 가스터빈 회사 안살도에너르기아의 자회사인 미국 PSM, 네덜란드 ATH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해당 회사 인수를 통해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단순히 수소를 운반하거나 충전하는 사업보다는, 좀 더 본격적인 수소 발전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수소 혼소란 천연가스와 수소를 혼합해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단순히 수소만을 이용하는 가스터빈보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수소발전 초기 단계에 주로 활용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한화종합화학의 행보를 두고 시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주력인 PTA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사업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소사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만큼 상장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에도 좋은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한화종합화학이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에서 제 역할을 찾아야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컸던 니콜라와 협업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한화그룹의 수소사업에서 한화종합화학이 어떤 사업을 책임질 수 있는지 확실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화종합화학의 수소사업을 두고 이전부터 의구심 어린 시선이 많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곱힌다. 한화솔루션 등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들과 달리, 한화종합화학이 실제로 맡을 수소사업 밑그림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올해 초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는 이미 투자했던 미국 수소트럭 제조사 니콜라의 일부 지분까지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와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불거진 데 따라 장기적으로 발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 지분투자 등 이슈가 있었을 때만 해도 미국에서 수소 충전이나 유통사업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라며 “다만 충전사업이나 유통 쪽은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분야는 아니고, 니콜라 지분 매각 이후에는 이 같은 청사진이 더욱 희미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안에 나올 정부의 수소사업 관련 정책의 개정안도 관건이다. 이 정책이 한화종합화학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최근 수소사업에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2월 ‘수소경제로드맵 2.0’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해당 계획은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이 강조하는 수소 혼소 기술 등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가시적인 실적 성과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상장 시점에서 해당 사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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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1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