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5호 펀드 결성 완료
롯데손보 2년 연속 적자, 대규모 손상에 대표 교체
포트폴리오 관리 도마위…지난해 다소 아쉬운 엑시트 성과
정체성 증명도 과제…현재로선 기댈 곳은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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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500억원의 펀드레이징을 마친 JKL파트너스는 어느덧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열에 합류했다. JKL파트너스는 이제껏 그로쓰 투자와 바이아웃(경영권을 수반한 거래)을 병행하며 투자 실적을 기록해 왔고, 롯데손해보험과 같은 굵직한 경영권 거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JKL파트너스의 커지는 펀드만큼 이를 바라보는 출자자(LP)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하우스의 색채를 확실하게 드러내야 할 때란 평가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는 일, 지난해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저조했던 엑시트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JKL파트너스는 2~3년 단위로 펀드레이징에 나서며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는 중이다. 2010년 1600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를 론칭한 이후, 2018년 약 68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지난해엔 국민연금, 성장지원펀드,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 국내를 대표하는 연기금·공제회 등으로부터 출자를 확약받으며 7500억원의 펀드 결성을 마쳤다.
JKL파트너스의 빠른 투자처 확보와 새로운 블라인드펀드 결성의 선순환은 그로쓰투자와 바이아웃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에 있다. 직전 펀드인 4호 펀드만 보더라도 롯데손해보험·동해기계항공·GS ITM 등의 경영권 인수와 더불어,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와이지-원(YG-1) 재투자, 크래프톤·율곡 등 소수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 4호 펀드의 소진율은 약 8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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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2019년 경영권을 인수한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이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유니슨캐피탈 등 쟁쟁한 후보를 모두 제치고 JKL파트너스가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다. 경쟁 입찰이 진행되는 메이저 M&A에서 JKL파트너스가 언제든 주요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거래로 기록됐다.
롯데손보를 인수한지 만 2년이 훌쩍 지난 현재, 성적표는 상당히 초라하다.
사실 롯데손보의 매각이 확정된 직후 임원진들의 절반 이상의 물갈이가 이뤄졌다. 대표이사는 JKL파트너스 소속인 최원진 전무가 맡았고, 비상무이사는 강민균 JKL파트너스 부사장이 올랐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등 화려한 사외이사진도 구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손보는 2년 연속 적자(2019년 511억원, 2020년 166억원), 지급여력비율(RBC) 하락, 대규모 자산손상까지 발생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본사 사옥까지 매각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JKL파트너스가 내세웠던 롯데손보의 첫번째 수장 최원진 전 대표이사가 1년 반만에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롯데손보는 최 대표의 사임에 대해 "2020년 대규모 자산손상 및 RBC비율 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사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배경에는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인한 해외 대체투자 부문의 대규모 손실을 일회성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물론 추후의 부실을 미리 떨어내는 효과를 볼 수는 있겠으나, 실적부진 이에따른 대표이사의 교체 등을 바라보는 출자자(LP)들의 시각은 다소 싸늘하다. 롯데손보의 실적은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적이 대폭 상향한 것과는 대조적이긴 모습이기도 하다.
국내 한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계속되는 실적부진과 이에 따른 JKL파트너스 소속 대표이사의 교체 등을 보면서 LP들 사이에서 JKL의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이 도마위에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며 “투자자들의 JKL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선 롯데손보의 빠른 턴어라운드, 기존 포트폴리오의 성공적인 투자 회수가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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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의 실적회복, 이를 통한 투자금회수(엑시트) 전략 마련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턴 남아있는 과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엑시트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국내 대형 운용사들의 투자금회수(엑시트) 소식이 사모펀드(PEF) 업계를 달구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W컨셉과 대한전선, 할리스커피의 매각을 잇따라 성사시켰고, JKL파트너스와 유사한 펀드 규모를 보유한 H&Q AP는 대표 포트폴리오인 잡코리아의 조단위 근접한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JKL파트너스의 3호 블라인드펀드의 포트폴리오의 상당수는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019년 파나스이텍과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 지난해와 올해 초 데님 원단제조사 TCE와 팬오션의 엑시트 이후 이렇다 할 회수 성과가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한 가지 위안거리는 역시 크래프톤(블루홀)이다. JKL파트너스는 2018년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5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평가한 기업가치 보다 5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롯데손보를 비롯한 부실하다고 평가받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일정 수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펀딩에 집중한 탓인지 지난해부터 JKL의 뚜렷한 회수 성과가 없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며 “크래프톤의 기업공개(IPO) 추진과 더불어 JKL의 투자금 회수가 가시화하면서 수익률 만회가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JKL파트너스가 올해 또 다시 펀드레이징 시장에 등장할 유인은 없어 보인다. 그동안의 레코드와 투자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내년부터는 다시 추가 펀딩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현재까지 보여줬던 투자 성격만으론, 운용 규모의 가파른 성장 그리고 LP들의 신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크레프톤의 소수지분 투자, 최근 자본 인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티웨이 소수지분 투자만 보더라도 PEF 하우스의 정체성을 다소 모호하게 만드는 투자가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주요 출자자(LP) 한 관계자는 “JKL의 펀드 사이즈가 커지면서 비딩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전략도 수정해야 했고, 바이아웃을 비롯해 VC 성격을 띈 투자까지 해야하는 상황이라 모호한 색채를 띄는 것도 사실이다”며 “LP들의 꾸준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존의 포트폴리오들의 유의미한 회수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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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