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길어지며 본입찰 일정도 5월말에 잡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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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인수후보들의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단위 딜이다 보니 인수후보들은 자문사를 총동원해 실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베이 측의 자료공개 등에 대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매출과 실적 등에 대한 최근 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일부 인수후보들은 회사에 항의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2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인수후보(롯데, 신세계, SKT, MBK파트너스)들이 실사 과정에서 회사 측이 제공한 자료에 대해 충분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례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숫자를 받지 못했다. 자료 요구에 대한 회사의 피드백이 늦어지면서 실사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에서 이를 공개하지 않으니 인수후보들은 외부 자료에 의존해서 이를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인수후보 관계자는 “외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회사의 실적이 작년보다 올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리며 “회사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도 아직까지 공식적인 숫자를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표면상 '분기실적'에 불과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후보들이 이에 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우선 이번 거래가 딜 규모만 5조원이 거론되다보니 인수후보들은 회사의 명운을 걸어야 할 상황이 됐다. 특히 유통 경쟁사들이 이번 거래에 참여하다 보니 신경전이 상당하다. 이베이코리아가 꼭 필요해서 사야 한다기 보다는 경쟁사가 가져갔을 때 업계 판도에 더욱 민감한 딜이다. 그 어떤 딜보다도 치열한 '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동시에 이베이 인수의 '당위성'에 대한 고민도 한몫하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베이코리아가 롯데를 비롯, 대기업 3곳이 달라붙고, 계열사 대표들이 공공연하게 '인수의지'를 표명할 정도의 대우를 받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쿠팡의 성공적인 뉴욕증시 상장과 온라인 유통혁명으로 급변하는 시장이 인수후보 사이의 딜 피버(Deal Fever)를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이베이코리아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여기서 "이베이코리아가 어쨌든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라는 점은 인수후보들의 달라진 태도를 정당화시킬 주요 근거가 됐다.
하지만 이익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에 되레 1분기 이익이 줄어들게 되면 자칫 "5조원을 들여 이베이를 살 이유가 있느냐"는 의문을 갖게 만들수 있어서다.
상황이 워낙 민감하다보니 각 후보들은 IB, 회계법인, 법무법인뿐 아니라 컨설팅사도 총동원시켰다.
단순 회계 실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전략 컨설팅사를 고용해서 앞으로의 산업지형 변화분석에 바쁘다. 비단 전략적 투자자(SI)뿐만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홈플러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컨설팅을 고용해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연히 이베이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 하나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사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본입찰 일정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5월 중순에는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5월말 정도가 본입찰 일정으로 예상된다.
다른 인수후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는 안 나왔지만 5월 말 정도가 본입찰 일정으로 알려졌다”라며 “부족한 자료공개에 대해서 이베이 측에서 미국에선 이정도 자료만 공개 한다는 식으로 나와서 인수후보들과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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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2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