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열기는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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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매각에 앞서 인수후보들의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진 어느 한 곳도 강력한 인수의지를 표명하진 않고 있다. 그나마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져야 딜이 좀 더 열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야놀자, 어피너티, TPG 등 유통 대기업과 유니콘, 대형 사모펀드들이 요기요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이베이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신세계와 롯데는 요기요를 두고도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예비입찰 날짜는 5월 4일 정도가 거론된다. 매각주관은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모두 요기요 IM을 수령해갔다"라며 "다만 아직까진 인수의지가 높지는 않은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요기요 매각은 아직 초기지만 매각 성사까지는 난관들이 예상되고 있다.
우선 딜이 시장에 나온 과정 자체가 인수후보들에겐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을 이유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 사에게 요기요를 매각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딜이 시작됐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으로 똑같은 사업을 하는 마당에 요기요를 사서 이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사모펀드들은 이번 거래에 참여하기 위해서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산업이나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경쟁사인 배달의 민족보다 높을 수 없기 때문이다. IM에 나온 자료 만으로▲경쟁구도 변화로 인해 수수료 및 마켓팅 비용이 어떻게 변화할지 ▲요기요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악성자산이 얼마나 포함되었는지 ▲전체 배달 건 중 요기요 익스프레스 비중이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는평가다.
딜리버리히어로 측에서 네이버와 쿠팡을 제외하고 IM을 돌렸다는 점에서 사모펀드가 단독으로 가져가는 것을 우려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추후 배달의민족 경쟁사에 회사를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에게 단독으로 회사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유통 대기업들도 자금이 풍부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 강화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야놀자 정도가 관심이 크다는 말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전략적 앵글을 가져가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즉 어느 인수후보든 단독으로 들어가기엔 부담스런 딜이란 뜻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 생각하는 몸값도 떨어지고 있다. 당초 2조원에 거래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2조원에 살 인수후보는 없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IM 받아가는데 비용이 들지 않으니 수령은 한 곳이 여럿있다"라며 "인수후보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보니 당초 예상되는 것보다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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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3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