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SKT 주가는 제자리
카카오, SKT 인적분할로 투자회사 지분도 갖게 생겨
양사 혈맹 외쳤지만, 2년 지난 지금 가장 강력한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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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서로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 관계를 맞은 SK텔레콤과 카카오의 관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SKT 인적분할 결정으로 카카오가 생각하던 그림과는 더욱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양사의 지분 스와프로 SKT가 덕을 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회사가 혈맹 관계를 가져간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꿈같은 이야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9년 SKT와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전방위적인 사업협력에 나섰다. SKT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의 신주 217만7401주를 약 3000억원에 취득했다. 이를 통해 SKT는 카카오 지분 2.5%, 카카오는 SKT 지분 1.6%를 보유하게 됐다.
당시 여러 협력 모델도 언급됐다. 11번가를 카카오톡 메신저에 입점하는 등의 비지니스 모델이 거론됐다. 양사는 협의체를 만들기도 했다. SKT는 윤풍영 Corp1 센터장과 카카오는 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해당 실무를 담당했다.
그 후로 2년이 지난 현재 해당 딜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SKT는 카카오 주식 취득으로 평가이익만으로도 대박을 쳤다. 주당 13만원에 인수한 카카오 주식이 액면분할 전 55만원까지 치솟았다. 주가만으로도 4배가 올랐다.
반면 카카오는 별다른 재미를 보진 못했다. 23만원에 인수한 SKT 주가는 3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더불어 SKT의 인적분할로 원치 않던 주식도 갖게 생겼다. SKT는 인적분할을 통해서 통신부문을 영위하는 존속법인과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한 투자 신설법인을 만든다. 카카오는 통신업에서의 전략적 시너지를 보고 지분 스와프를 단행했지만, 이번 인적분할로 생각에도 없던 투자법인 지분도 소유하게 됐다.
비단 주가뿐 아니라 양사의 관계도 2년 전보다 어색해졌다.
겉으로 드러난 사업적인 협력 모델은 아직까진 이렇다할 것이 없다. 대신 양사가 맞붙는 영역은 더욱 많아지고 치열해졌다. 모빌리티, 음원, 커머스 등 양사는 핵심 비지니스 사업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사실상 비지니스 전영역에서 충돌하고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은 이제는 카카오가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로 우뚝선 반면 SKT는 후발주자로 카카오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통신사와의 전략적 시너지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양사 지분 스와프를 진행했지만, 이번 SKT 인적분할로 사업 협력 시너지가 없는 신설회사의 지분도 갖는 당황스런 상황에 놓였다"라며 "2년사이 시장이 급변해서 양사의 거래가 이제는 시장에서 회자될 정도의 아이러니한 케이스가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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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