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사장 등 카카오 투자 공로로 막대한 상여
중간지주 전환 후 주가·스톡옵션 가치 상승 기대
“SKT 임원들, 개인의 부와 회사의 부 일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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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임원들은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의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쏠쏠한 상여금을 챙겼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이익을 실현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잠재적 가치가 오른 데다, 중간지주사 전환 후 기업가치 상승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작년 보수 총액은 73억8000만원이었다. 급여는 17억원이었는데, 상여금은 그보다 훨씬 컸다. 상여금엔 2019년 SK텔레콤 역대 최고 매출, 2020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 공로가 반영됐는데 카카오 투자 성과도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은 2019년 11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SK텔레콤이 3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의 신주 217만여주를 받아 왔다.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각각 가지게 됐다.
두 회사의 제휴 후 카카오 지분 가치 상승은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이 처음 카카오 지분을 인수했을 때부터 2020년말까지 투자 수익률은 183%, 평가 차익은 5481억원(3000억원→8481억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무엇을 남겼는지는 모호하지만 이에 관여한 임원들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박정호 사장 외에도 유영상 MNO사업대표(10억5500만원), 김윤 T3K장(5300만원), 윤풍영 Corp1센터장(7억3800만원) 등이 카카오 투자와 관련해 일회성 상여금을 받았다. 상여금은 모두 카카오와 합의에 따라 작년 12월 카카오 주식으로 지급됐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 카카오 주가는 38만9500원이었는데 최근 주가는 11만원대(5대1 액면분할 후)를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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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임원 입장에선 카카오 주식을 받은 후 수익률만 따져도 좋은데, 앞으로 회사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이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19만2260원에서 28만7810원으로 다양하다. 행사 기한은 최장 2027년 3월 까지다. SK텔레콤의 최근 주가는 30만원 내외를 오가고 있다. 지금 상태로만 주가가 유지돼도 이익이 기대된다.
SK텔레콤은 4일 발행주식 총수의 10.8%에 달하는 자사주 약 869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 가치가 그대로 고정된다 쳐도 주식 감소분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률만 1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으로 SK텔레콤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주가는 SK하이닉스 등 자회사 주가가 고공행진 해도 그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었다. SK텔레콤이 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를 거느린 중간지주회사로 인적분할되면 억눌려 있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SK텔레콤 아래엔 ADT캡스 외에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원스토어 등 조단위 상장 기업가치가 예상되는 기업들이 즐비하다. 통신사업도 성장성은 둔화하고 있지만, 임원들의 스톡옵션이 걸린만큼 주가 부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변수는 있다. SK텔레콤 통신회사와 중간지주사로 인적분할되다 보니 스톡옵션 보유자의 권리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지는 미지수다. 스톡옵션을 분리된 회사에 각각 행사할 수도 있고, 임원들에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 임원들이 어느 회사 소속이 될지도 아직 유동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텔레콤 임원들은 카카오 투자 공로로 대규모 성과급을 받았는데 앞으로 회사의 주가가 오르면 또 막대한 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며 “SK텔레콤 임원들은 개인의 부와 회사의 부가 일치해야 한다는 단순한 목표를 잡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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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