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도 경영권 관심 가지고 접촉
이마트, 우선매수권 가진 LP 출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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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프라이빗에쿼티가 글로벌 골프용품 기업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가 이번 투자에 참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가졌으나 우선매수권을 가진 지분 출자자 형태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협의됐다.
11일 M&A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PE는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테일러메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자는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KPS캐피털파트너스고 매각 대상은 테일러메이드 지주사 지분 100%다.
거래 금액은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다. 지분(Equity) 투자 6000억원, 메자닌 투자로 3000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선순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금융은 신영증권이 주선을 맡는다. 달러화 거래임을 감안하면 해외 주선사도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쉬네트, 캘러웨이 등과 함께 글로벌 3대 골프용품 기업이다. 골프채 분야에선 글로벌 1위지만 의류와 공 판매는 부진하다. 한국에선 골프 의류 성장성이 큰데, 매각자는 이를 감안해 한국 PEF를 인수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PE는 최근 사우스스프링스CC를 인수하는 등 골프산업에 관심을 가져 왔다.
센트로이드PE는 앞으로 본격적인 투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전략적투자자(SI) 등 복수의 잠재 출자자(LP)와 접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투자에 나설 의향을 보였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 유력 원매자로 부상한 후 센트로이드PE에 접촉해 투자 의향을 밝혔다. 그룹의 유통 역량과 합쳐지면 아직 부진한 골프 의류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당초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에 관심을 가졌다. 이번 거래가 완료된 후 센트로이드PE로부터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지분을 사오면 큰 품을 들이지 않고 글로벌 골프업체를 거느리게 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여러 차례 SNS에 골프 관련 게시물을 올리는 등 골프에 관심을 가져 왔다.
다만 센트로이드PE 쪽에서는 대형 SI의 경영권 인수를 부담스러워한 분위기로 알려진다. 과거 아쿠쉬네트 M&A 당시 휠라코리아와 여러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했는데, 결국 대부분의 수혜는 SI인 휠라코리아에 돌아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PEF 투자 구조를 꾸린 상황에서 큰 변화를 주기도 쉽지 않았다.
이에 센트로이드PE는 신세계그룹을 PEF의 출자자(LP)로 포함시키는 안을 그룹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의 투자기간 동안 신세계그룹에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협력을 모색한다는 형태다. 사업이 잘 되면 향후 협의에 따라 신세계가 테일러메이드를 가져갈 수 있다.
신세계그룹에선 이마트가 테일러메이드 투자 검토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SSG닷컴과 골프용품 행사를 시범 운영했고, 지난 2~3월 진행한 봄맞이 골프 대전에선 테일러메이드를 비롯한 골프 브랜드의 신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에 관심이 있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센트로이드PE로선 크게 득이 될 게 없었다”며 “센트로이드PE가 이마트를 PEF의 출자자로 초빙해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후 사업을 같이 키우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안에 대해 "세부 내용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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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11일 21: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