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사장 공고…유영상 MNO대표 행선지 주목
투자사엔 업무 겹치는 Corp2 인력 이동 가능성
통신사 남을 직원들 보상 관심…규모 크지 않을 듯
-
SK텔레콤은 지난달 인적분할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고, 다음달 중 이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통신사와 투자회사로 나뉘는 만큼 두 회사의 수장과 경영진이 어떻게 꾸려질 지 관심이 모인다. 투자회사의 성장성과 자산이 우량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어느 부서에 속하게 되며 얼마만큼의 보상이 이뤄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AI & Digital Infra 컴퍼니(존속회사)와 ICT 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1분기 보고서를 통해선 인적분할 추진과 관련한 의사 결정 및 공시를 상반기 중 진행하겠다고 했다. 6월 중 이사회 결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개편이 목전에 다가옴에 따라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를 누가 이끄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현재 SK텔레콤은 지금 박정호 사장의 친정 체제가 공고하다. 확실한 수장이 있는 만큼 회사가 나눠지더라도 두 회사 모두 박정호 사장이 가장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대표이사(CEO)는 이사진에서 뽑는데, 사내에선 이사진과 경영진 인선에 대한 합의가 상당 부분 이뤄졌을 것이란 시선이 있다.
통신회사의 경우 박정호 사장을 제외하면 유영상 MNO 사업대표가 유력한 사장 후보로 꼽힌다. 유 사업는 지금까지 5G 등 MNO 사업을 이끌어 왔고, 박 사장과 더불어 유이한 사내이사다. 회사는 유 대표를 사내이사에 추천하며 ‘회사 경영전략 수립에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이익창출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했다.
일각에선 통신업이 규제산업인 점을 들어 ‘낙하산’이 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누가 사장이 되느냐에 따라 미래 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회사 사장 인선도 관심사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등 자회사 가치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인적분할 후에는 ICT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유망 기업들은 거느리게 된다. 현재로선 SK하이닉스 부회장도 겸하는 박정호 사장이 수장이 되지 않겠느냐 시선이 많다.
임원들도 어느 회사로 가느냐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성장성이 둔화하는 통신회사보다 투자회사가 유망하다 보니 임원들도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이왕 내놓을 성과가 있다면 굳이 지금의 SK텔레콤보다 시기를 조금 늦춰 신설 투자회사에서 발표하는 편이 실적을 드러내기 좋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신사업을 이끄는 코퍼레이트2(Corp2)센터 인사들이 투자회사로 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형일 센터장이 이끄는 Copr2센터는 MNO를 제외한 미디어(ITPV), 보안(ADT캡스), 커머스(11번가) 등 사업을 지원해 왔다. 주요 기업에 대한 상장(IPO) 업무도 맡고 있다. 투자회사가 맡게 될 업무와 상당 부분 겹친다.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어느 회사로 가게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발표가 있었던 만큼 분할 방식에 대한 궁금증은 사라졌다. 누가 사장으로 오며 어느 직원이 투자회사로 '승천(昇天)'할지 관심이 많다. 내부에선 아직까지 투자회사 전적(轉籍) 여부를 알지 못한다면 통신회사에 남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설왕설래도 있다.
직원들은 분할 후 보상에도 관심이 많다. 당장 사업은 통신회사 쪽이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이나 향후 보상은 투자회사가 낫다는 인식이 많다. 쓸만한 세간은 투자회사가 모두 쓸어가니 통신회사에도 어느 정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주력 사업의 실질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보니 보상이 있더라도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회사 분할 후 인적 구성에 대해 정해진 바은 없다”며 “상반기 중 분할이 확정되는 대로 추가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