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인수후보론은 노조 설득 카드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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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일부 인수후보들이 거론되긴 하지만 노조에 발이 묶여 매각에는 진척이 없다. 분리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실제 진행되기 위해선 노조 설득이 선행되어야 한다.
27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 매각이 제대로 된 프로세스마저 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가 매각에 결사 반대하면서 딜이 진행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분리매각 가능성과 더불어 카드부문은 현대카드, 카카오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금융업계에선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노조가 분리매각, 자산매각(철수)에 반대의사를 분명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7일 금융노조와 함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면담을 하고 노조 측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노조의 이런 입장은 아직까지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씨티카드 인수후보로 현대카드가 거론되긴 하지만 인수의사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아직 보이진 않는다.
한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매각 프로세스 조차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수후보가 거론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다”라며 "매도자 측에서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자가 있다는 식으로 알리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공통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높은 인건비를 감당하면서까지 인수에 나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우수 자산만 분리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노조가 분리매각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리매각 대상 중에서 카드부문이 먼저 거론되는 것은 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등 특정 서비스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유율이 1%에 불과해 인수로 인한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작지 않다.
특히 현대카드의 경우 사모펀드들이 주주로 참여하면서 덩치 불리기 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현대카드 내부적으로 현재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으며, 실제 인수의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씨티은행 매각 가능성이 대두된 이후 초기 카드 부문 인수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인수 의사가 없으며 관련 작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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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5월 27일 17:5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