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 전환 달러화ㆍ반도체 주가가 향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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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바로 앞에서 또 다시 물러섰다. 장중 3250을 힘차게 돌파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날 상승을 주도했던 국내 기관이 동시호가때 적지 않은 매물을 내놓으며 장중 고점 대비 하락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코스피지수 3250 돌파에 실패하며, 추가 상승 가능성과 돌파 시기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인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점과 최근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 점이 변수로 꼽힌다.
코스피지수는 3일 전일 대비 0.72% 오른 3247.4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동시호가 직전까지만 해도 3251선을 유지하며 종가 기준 기존 사상 최고치(3249)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장중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기관들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며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3258.50까지 올랐다. 종전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10일 장중 최고점보다도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기대감이 무르익었지만, 결국 3250선이라는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는 점만 확인했다는 평가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3400~3500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3250선을 돌파하면 3300선까지는 무난하게 갈 수 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소 갈린다. 이날 상승이 의미있는 상승이라는 견해도 있는 반면, 어느정도 단기 고점에 도달한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이날 증시에선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모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4월14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외국인ㆍ기관의 코스피ㆍ코스닥 동시 순매수는 통상 단기적으로 좋은 신호다. 지난 4월14일 동시 순매수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3거래일간 1.5%가량 추가 상승했다.
반면 매크로 환경의 변화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평가다. 5월 중순부터 시작한 이번 코스피 랠리는 5월 중순 단기 고점을 찍은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화는 지난달 말 바닥을 찍고 강세로 추세전환하는 모습이다. 그간 달러가 약세를 보인 까닭은 위안화의 압도적인 강세 영향을 받았는데, 중국 당국이 달러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등 직접 개입하며 기세가 꺾였다. 지난달 13일 90.8이었던 달러 인덱스는 25일 89.6으로 저점을 확인한 뒤, 현재 다시 90을 넘어서며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1136원선에서 1108원선까지 빠르게 떨어지며 1100원선을 위협하던 원달러환율도 1114원으로 되돌려진 상태다. 통상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국내 증시엔 악재로 반영된다.
국내 증시의 주인공 중 하나인 반도체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주요 리서치센터들은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TP)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호황이긴 하지만, 3분기 이후엔 전망이 하향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하나 둘 반영되고 있다. 반면 지금이 단기 바닥이며, 하반기에도 여전히 호황이 기대된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삼성전자의 경우 저항선으로 예상되는 8만3000~8만4000원대를 돌파할 수 있을지가 단기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도체도 결국 비대면 수혜 산업이었던만큼, 경제가 재개되면 이전만큼의 밸류에이션을 줄 순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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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03일 16: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