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풍력 기대감에…13조 돌파한 두산重
기관투자가들 매도세는 여전
개인과 국민연금만 강한 순매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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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시가총액이 10년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비교적 선방한 1분기 실적, 한미 정상회담 이후 원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주가는 개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 그리고 국민연금의 투자가 주효했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재무부담이 여전히 상당하는 점, 신사업의 기대감만으로 실적회복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들은 순매도 전략을 펼치고 있다.
7일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전일대비 약 27.5% 상승한 3만2000원으로 장 마감했다. 지난주말 10년 6개월만에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곧바로 시가총액 13조원까지 급상승했다. 두산중공업의 기업가치 상승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두산의 시가총액 상승도 견인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248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룹 차원의 자구안 이행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두산중공업의 재무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에 이 같은 흑자전환 수준만으론 현재의 주가 흐름을 이끌긴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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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주가 상승은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해외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 풍력 사업 확대 등 신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결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전 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한 해외 원전 시장에서의 협력 강화,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은 가시화하지 않은 실적 개선, 기대감만이 반영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매수보단 매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연일 지속하면서 현재의 상승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이 2710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약 233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약 한 달간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기관투자가와 마찬가지로 최근 한 달간 5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국내 연기금 계정만이 꾸준히 두산중공업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기관투가자는 금융투자업계, 보험, 투신, 은행, 연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가운데 연기금은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한 달간 국민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들이 2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 때, 국민연금은 28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국내 한 기관투자가 주식운용 담당자는 “두산중공업의 분기 실적이 개선되고 수주가 다소 늘어나긴 했으나 현재의 주가흐름을 만들어 낼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슈와 기대감에 쉽게 움직이는 개인투자자와 달리 일정한 기준을 갖고 투자하는 기관들이 매수하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흐름이지만, 국민연금이 대규모 매수세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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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07일 16:5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