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은 관망세
글로벌PE들 SI찾기에 한창
-
올해 국내 M&A 시장 초대형 거래로 손꼽히는 한온시스템의 예비입찰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매각 성사의 관건은 역시 한온시스템의 사업을 이끌어 갈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를 물색하는 일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매각 측인 한앤컴퍼니는 오는 22일 예비입찰을 실시하고 잠재 후보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지난달 배포한 IM은 국내에서 LG·SK·한라그룹, 그리고 KKR·칼라일·TPGㆍ베인캐피탈 등 글로벌 PEF들이 수령했다.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9조3000억원 수준으로, 한앤컴퍼니의 지분 50.5%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지분 19.5%를 포함한 단순 지분가치는 6조5000억원 이상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가격은 이보다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제조업의 특성, 그리고 한온시스템의 캐시플로우를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인수금융을 일으키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투자자(FI)와 연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으나 역시 조단위 이상의 보유 현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 대기업 가운데 한온시스템의 규모를 인정함과 동시에 추후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입찰 참여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국내 대기업들은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SK그룹은 제조업보단 서비스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LG그룹은 전장과 인공지능(AI)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모태인 한라그룹은 수조원대 M&A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외에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열관리 기업을 인수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의 사업 내용과 성장세는 인정할 만 하지만 사실상 국내 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인수할 여력이 되는 기업은 없다고 본다”며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하더라도 PEF가 단독으로 인수해 경영하고, 추후 엑시트를 준비하는 데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부품회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투자잔액)가 충분한 글로벌 PEF들은 인수 검토에 한창이다. TPG, 칼라일, 베인캐피탈, 블랙스톤 등이 주요 후보군이다. 일부 PEF는 국내 금융기관들과 인수금융 약정을 체결하며 인수전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FI들에도 글로벌 SI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과 연합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인 상황이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부품회사 매출액 기준 약 40위권 회사이다. 한온시스템의 매출 규모를 뛰어넘는 탑티어(Top-tier)급 미국 또는 유럽지역 업체들이 주요 후보군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09일 18: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