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패널가 지속 인상에 수익성 대안 마땅찮아
수익성이냐 자존심이냐 양자택일 기로 놓였단 평
그간 행보가 전략 선회 발목 잡고 있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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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LG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협력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좀처럼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을 중국 업체가 틀어쥔 상황에서 LG와 협력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 측이 부인을 거듭할수록 출구전략을 펼치기 어려워질 거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 및 증권가에선 2017년부터 이어진 양사 TV 논쟁의 승기가 이미 LG 측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증권가에서도 정반대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시장이 양사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LCD 패널 가격은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중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 라인 철수가 늦춰지고 있으며 ▲LG와의 OLED 협력이 중국 업체에 대한 효율적 견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들어 현재까지 지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가격 상승폭이 주춤할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하락 반전하지 않을 거란 시각이 많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할수록 삼성전자 TV 가전 수익성은 하락하고 반대로 OLED TV의 가격 경쟁력은 개선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사실상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중국 업체가 결정한 가격에 휘둘리거나 자존심을 굽히고 OLED에서 LG와 협력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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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 매각하기로 했던 LCD 생산 라인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두고 사실상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평도 나온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는 패널 생산 업체에 가격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이 없는 실정"이라며 "LCD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점에서 뒤바뀐 역학 관계가 드러나는데, 생산 라인을 유지하는 만큼 앞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도 빠르게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된다"라고 전했다.
지난 4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이 직접 인터뷰에 나서 OLED TV 선회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것이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종희 사업부장은 지난해 CES 2020에서도 "OLED TV를 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증권사 디스플레이 담당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 측에서 LG디스플레이와 손잡고 OLED TV에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것 외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그걸 하면 되는데, 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그간 행보로 인해 내부적으로는 선회를 준비하면서도 총수 부재 등 영향으로 쉽사리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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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6월 28일 07:00 게재]